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LA 다저스 김혜성(왼쪽)과 오타니 쇼헤이. /사진=김진경 대기자, AFPBBNews=뉴스1 |
LA 다저스는 지난 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유틸리티 김혜성과 3년 보장 1250만 달러(약 184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 2028년과 2029년 옵션이 있어 계약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메디컬 테스트 통과 후 순조롭게 빅리그에 데뷔한다면 28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이자,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 류현진 이후 역대 5번째 다저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탄생이다.
계약 합의 후 김혜성의 미국 에이전시 CAA 스포츠에 따르면 다저스를 포함해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등 6개 구단의 영입 제의를 받았다. 그 중 LA 에인절스가 5년 2800만 달러(약 412억 원)로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했을 때 김혜성은 무려 최대 1550만 달러(약 228억 원)를 포기하고 다저스행을 선택한 것이 된다. 또한 다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없다. 그 배경에는 같은 CAA 스포츠 에이전시 소속이자 '7억 달러(약 1조 304억 원)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조언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오타니는 김혜성 계약 직후 자신의 SNS에 "환영합니다 친구야"라고 적힌 한글 문구를 올리며 환영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조언만으로 다 설명할 수 없다. 김혜성 계약 소식을 접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계약 규모로 볼 때 이번 계약은 도전의 의미가 강하다. 김혜성도 이번이 메이저리그에 갈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어차피 계약 조건이 비슷하고 도전한다는 마음이라면 본인이 편한 게 최고다. 이번에 제시한 구단들을 보면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생소한 구단이 많다. 그곳들보단 다저스가 미국 서부에 있고 (한인이 많이 살아) 마음이 안정되는 곳일 것. 근처에는 친구 이정후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4일(한국시간) 김혜성의 LA 다저스 이적 소식을 자신의 SNS에 직접 알렸다. 한글로 "환영합니다 친구야"라는 문구를 올려 반겼다. /사진=오타니 쇼헤이 공식 SNS 갈무리 |
신인 시절 김혜성(왼쪽)과 이정후. |
김혜성은 지난 시즌 전 키움 히어로즈 구단으로부터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허락받고, 줄곧 도전 의사를 밝혔다. 계약 규모에 상관없이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고, 이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전해졌다. 계약 총액보단 (적응할 수 있는) 기간에 초점을 맞췄고, 키움 구단도 그 마음을 응원해 총액은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기량 성장과 환경 면에서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구단이다. 2013년부터 8년 연속 지구 우승을 포함해 2021년을 제외한 최근 12년간 11년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정상에 섰다. 자연스럽게 매년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이 최하위를 맴돌았음에도 꾸준히 신인 선수들을 발굴해 왕조를 만들었고 이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김혜성 역시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유망주로 여겨진다. 김혜성은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8시즌 동안 953경기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기록했다. 최근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으나, 콘택트 면에서 두드러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 프로에서의 풍부한 경험, 빠른 발로 대표되는 뛰어난 운동능력과 워크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 그리고 그로 인한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지난해 3월 서울 시리즈로 한국을 방문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우리 스카우트들이 그 2루수를 좋아하더라"라고 김혜성을 언급하며 "몸이 움직이는 방식도 그렇고 방망이나 수비적으로도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라고 호평했다.
스카우트 A 역시 "다저스에서 운동 신경을 높이 산 것 같다. 발전 가능성을 따질 때 운동신경은 엄청나게 중요하고, 이 부분만큼은 김혜성이 김하성에게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지금보다 미국에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LA 다저스가 지난 4일(한국시간) 김혜성 영입 발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