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경기 도중 수비를 마친 최지훈(오른쪽)을 반겨주는 추신수. /사진=뉴시스 |
SSG 랜더스의 톱타자 최지훈(28)은 은퇴 후 구단주 보좌역이라는 직책을 맡아 프런트로서 제2의 삶을 준비 중인 선배 추신수(43)를 떠올렸다. 그의 출루 본능은 최지훈의 과제이자 너무도 배우고 싶은 부분이었다.
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길었던 커리어를 마감했다. 어깨가 더 무거워진 최지훈은 추신수를 떠올렸다. 프런트지만 함께 더 오랜 시간을 지낼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지훈은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미국에 가시려고 짐을 가지러 오셨을 때 봤다. 계속 있으셔서 좋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며 "미국(전지훈련)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자고 해주셨다. 같이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지훈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2020년 입단한 최지훈은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했고 매년 발전을 이뤘다. 2022년엔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10홈런 61타점 93득점, 출루율 0.362, 장타율 0.427, OPS(출루율+장타율) 0.789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팀의 우승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11월 7일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 추신수가 은퇴 소회를 전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다고 느끼는 최지훈은 신인 시절부터 경험 많은 선배들에게 많이 질문하며 좋은 능력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최지훈은 "아직은 뭔가 도전을 해볼 수 있는 연차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배울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며 "그래서 다행히 아직 형들이 건재하시기 때문에 조금 더 뺏어 올 수 있는 게 많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추신수에게 빼앗아 오고 싶은 능력은 바로 선구안이었다. 톱타자 역할을 맡고 있지만 커리어 하이 출루율이 0.362인 최지훈에겐 무엇보다 간절한 능력이다. SSG 팀 출루율은 0.342로 전체 9위였다. 최지훈의 어깨가 더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산고 졸업 후 즉각 미국 무대로 향한 추신수는 2005년부터 빅리그에서 16시즌 동안 뛰며 맹활약했다. 통산 1652경기에 나섰고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868볼넷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 OPS(출루율+장타율) 0.824를 기록했다.
빼어난 타격과 일발장타 능력, 빠른 발과 강한 어깨도 강점이었지만 추신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출루 본능이었다. 2010년 클리블랜드에선 0.401로 아메리칸리그(AL) 4위에 올랐고 2013년 신시내티로 팀을 옮겨서도 출루율 0.423으로 내셔널리그(NL) 이 부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출루머신'이라 불린 그는 2018년 47경기 연속 출루로 당시 텍사스의 연속 출루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최지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최지훈은 "앞으로 더 많이 물어볼 생각이다. 메이저리그 경력도 풍부하고 배울 게 많은 선배님"이라며 "언제까지 계실지 모르겠지만 가시기 전까지는 계속 많이 배울 생각"이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코치진과 달리 현장에서 호흡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프런트의 역할에만 충실할 수 있게 된 만큼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주기 더욱 좋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이전과는 다른 입장에서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위치인만큼 추신수도 최지훈은 물론이고 후배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추신수의 출루 DNA가 최지훈을 비롯해 출루가 취약점인 SSG 선수들에게 얼마나 빠르게 전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진다.
SSG 최지훈. /사진=안호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