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찢으려 했는데, 졸업식 가야 해서..." 19세 박정웅 첫 올스타전, 잊지 못할 추억 만들었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1.2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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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박정웅이 1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 이벤트인 덩크 콘테스트 본선에 나서고 있다. /사진=KBL 제공
프로 첫 시즌부터 올스타전 이벤트에 참가해 수많은 팬들 앞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루키' 박정웅(19·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이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박정웅은 1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 이벤트인 덩크 콘테스트에 참가해 본선까지 진출했다.


2017~18시즌 '덩크왕' 디온테 버튼(정관장)이 장염으로 결장한 가운데, 박정웅은 조준희(삼성), 김보배(DB), 손준(한국가스공사), 이광진(LG) 등과 경쟁에 나섰다. 교복을 입고 장미꽃을 들고 나온 그는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며 총점 49점(50점 만점)을 획득, 조준희에 이어 2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2쿼터 종료 후 열린 결선에서는 추가된 퍼포먼스가 있었다. 똑같이 교복을 입고 나온 박정웅은 장미꽃을 들고 나와 팀 선배 박지훈과 재밌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어진 덩크 경연에서는 교복을 입고 한 탓인지 움직임이 나오지 않아 42점을 획득, 우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퍼포먼스상을 받으면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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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박정웅(오른쪽)이 덩크 콘테스트 본선을 앞두고 팀 선배 박지훈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경기 종료 후 스타뉴스와 만난 박정웅은 "덩크 콘테스트를 나간다고 했을 때, 형들이 밥을 먹다가 '네가 아직 고등학생이니, 교복을 입는 게 어떠냐'고 해서 '좋은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형들도 '그거 하면 팬들이 엄청 좋아해주실 거다'고 하셔서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선 때는 유니폼을 보여줘야 했기에 미리 벗고 했다는 박정웅. 그는 "원래 뜯는 퍼포먼스를 하려고 했는데, 덩크를 제대로 못해서 계속 입고 했다"며 웃었다. 이어 "예선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교복 입고 나왔을 때 팬분들의 함성소리가 커서 되게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박정웅이 교복을 뜯지 못한 건 다른 이유도 있었다. 아직 홍대부고 재학생인 그는 "2월 5일에 졸업식이 있다. 그때 경기가 없어서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졸업식날) 교복을 입어야 해서 안 찢은 것도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올스타전이 열린 사직체육관에는 총 9053명의 관중이 입장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그는 "확실히 '별들의 무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며 "팬들도 많이 오시고, 형들도 재밌게 하는 것 같아서 나도 (올스타에) 뽑혀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KCC와 경기를 위해 사직체육관을 찾았던 그는 "그때도 넓다고 생각했는데, 이 넓은 체육관에 관중이 꽉 앉아계시니까 더 재밌고 긴장도 됐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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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박정웅이 덩크 콘테스트 본선에 나서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올스타전은 각 구단의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흔치 않은 시간이다. 박정웅은 "콘테스트에 같이 나간 형들과 친해졌다. 또 (이)우석이 형이 롤모델인데, 인사도 잘 받아주시고 친하게 대해주셨다. 다른 형들도 신인이라고 저를 잘 챙겨주셔서 좋았다"고 전했다. 덩크 콘테스트 우승자 조준희와도 대화를 나눈 그는 "같이 몸을 풀었는데, '너무 긴장하지 마라'고 해줬다"며 "형이 '팬을 뛰어넘어 덩크를 하겠다'고 미리 말해줬는데, 성공해서 저도 기분 좋았다"며 기뻐했다.

홍대부고 출신의 박정웅은 지난해 팀의 협회장기 우승과 연맹회장기 준우승 등을 이끌며 고교 무대를 평정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스타뉴스가 한국 스포츠 발전과 아마추어 체육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제정한 '2024 퓨처스 스타대상'의 농구 부문 대상까지 차지했다. 그는 티플레이어 능력에 리더십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정웅은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정관장에 입단했다. 고졸 선수가 1순위 지명을 받은 건 지난 2020년 차민석(서울 삼성·당시 제물포고) 이후 역대 2번째였다. 그는 올 시즌 전반기 16경기에 출전, 평균 7분 20초를 소화하며 1.8득점 0.8리바운드 0.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2일 LG전에서는 25분 1초를 뛰며 8득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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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웅. /사진=KBL 제공
프로 첫 시즌의 절반을 돌아본 박정웅은 "프로 생활이 많이 힘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경기를 조금씩 뛰며 느낀 건데, 프로의 힘에 밀리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부족해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고 시즌 다시 시작하면 더 몸에 힘 주고 신인답게 자신 있게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팀 선배 변준형(29)은 박정웅에 대해 "귀여운 고등학생이다. 아직 학생 느낌이 난다. 이제 성인이 돼서 놀아야 하는데 시즌 중이어서 놀지도 못하고 얼마나 서럽겠나"며 "자기가 선택한 길이기에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박정웅은 "1월 1일에 대학 간 친구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면 술 마시고 어디 놀러가고 했더라"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그래도 졸업식에는 갈 수 있어 기뻐하는 모습은 영락 없는 고등학생이었다.

끝으로 박정웅은 "몸싸움 같은 피지컬적인 부분은 한 번에 좋아지는 게 아니다"며 "올해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주신 기회에서 최대한 열심히 뛰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는 마인드로 몸을 만들어 적응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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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박정웅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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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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