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음주운전 논란' 박정태 2군 감독, 결국 자진사퇴 "현장 복귀 아직 부족해, 팬-구단에 심려끼치고 싶지 않아"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1.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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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SSG 퓨처스 감독이 24일 자진 사퇴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무려 3차례나 음주운전에 적발돼 물의를 일으켰던 박정태(56) SSG 랜더스 퓨처스(2군) 감독이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SSG 랜더스는 24일 "박정태 퓨처스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 감독은 "선임 이후 팬분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 현장으로 복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와 관련된 문제로 팬과 구단에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다"며 "향후 낮은 자세로 KBO리그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 보겠다"고 자진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이에 구단은 박 감독과 관련 사항으로 면담을 진행했고 팬, 선수단, KBO리그 등 다각적인 부분에 대한 고심 끝에 박 감독의 자진사퇴를 수용했다.

SSG는 "이번 퓨처스 감독 선임과 관련해 팬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구단은 KBO리그와 팬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SSG는 지난해 12월 31일 "박정태 전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2025시즌 퓨처스 코칭스태프 개편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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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특유의 독특한 타격폼.
현역 시절엔 롯데 자이언츠의 원클럽맨으로 뛰며 독보적인 근성으로 '악바리'라는 별칭과 함께 큰 사랑을 받았던 선수였다. KBO리그 통산 1167경기에서 타율 0.296(3857타수 1141안타) 85홈런 2루타 228개, 3루타 23개, 639타점 531득점 475볼넷 35몸에 맞는 볼 416삼진, 장타율 0.433, 출루율 0.373의 성적을 올렸다. 역대 2루수 중 최다인 5차례(1991, 1992, 1996, 1998, 1999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만큼 전설적인 선수였다.

은퇴 후엔 지도자로 제2의 삶을 살기 위한 발자취를 가져갔다. 2005년 미국 오클랜드 애슬래틱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타격 및 주루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2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타격 코치와 퓨처스 감독도 맡았다.

음주운전 이력이 발목을 잡았다. 최근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이라고 불릴 만큼 그 위험성과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과거에 비해 더 무겁게 여겨지고 있는데 박정태 전 감독은 3차례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있다.

특히 2019년 음주운전을 한 뒤 버스의 운전을 방해하며 물의를 일으켰던 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보호관찰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까지 명령했다.

이후 유소년 야구 지도에 힘썼고 SSG는 이 모습을 높게 사 박정태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팬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야 했다.

더불어 앞서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의 영향이 있었던 건 아닌가 의구심이 뒤따랐다. 박정태는 추신수의 외삼촌으로 SSG 구단주 보좌역을 맡게 된 그가 박정태의 2군 감독 선임에 영향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생겨났다. 이에 대해 SSG는 ""추신수가 구단주 보좌역과 육성총괄 선임 대상자였기 때문에 2군 감독 인선 작업에 관여할 수 없는 상황과 시간"이라며 "추신수의 외삼촌이라는 이유로 조심스러웠으나 오해의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명확한 선임기준과 절차 그리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선임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음주운전 3회 적발 사실이 있고 이 과정에서 커다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이가 선수단을 지도할 수 있는 것이냐는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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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추신수(왼쪽)와 박정태.
마찬가지로 음주운전 3회 적발됐던 강정호는 훗날 키움 복귀를 시도했는데 KBO 총재 직권으로 선수 계약을 승인하지 않으며 복귀가 무산되기도 했다. 박정태 또한 사고 당시 KBO리그 관계가자 아니었기에 징계를 할 수 없었고 선수가 아닌 지도자이기에 SSG가 밀어붙일 경우 KBO의 직권 해석이 필요한 터였다.

그러나 오는 31일로 다가온 KBO 등록 마감시한을 앞두고 박 감독이 직접 사임 의사를 전했다. 자신을 향한 날선 비판이 이어지는 여론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SSG는 베테랑들의 장시간 비행 이동으로 인한 체력적과 시차 적응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최정과 한유섬, 이지영 등 베테랑 6명을 미국 애리조나 1군 캠프가 아닌 일본 가고시마 퓨처스 캠프에 합류시켰다. 이는 퓨처스팀 전원이 참석하는 게 아닌 이들 베테랑 6명과 함께 코칭스태프 3명까지 총 9명만 향하는 미니 캠프다.

SSG 퓨처스팀은 다음달 10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퓨처스 캠프를 진행하는데 이전까지 베테랑들은 개별적인 훈련에 나서지만 이때부터 23일 1군팀이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하기 전까지 이들은 2군 선수들과 함께 뛰며 많은 경험을 전수해 줄 예정이다.

25일 일본 가고시마로 향할 팀의 구성원엔 변화가 없다. 베테랑 6명과 함께 일본인 코치 미사토 와타나베와 스즈키 후미히로, 유재민 코치가 참가한다.

중요한 건 다음달 10일부터 열릴 2군 캠프다. 이전까지 새로운 퓨처스 감독을 발탁해야 한다. 시간이 충분치 않은 만큼 전혀 새로운 인물을 물색하기보다는 기존에 감독 선임을 위해 리스트업했던 후보들이 다시 고려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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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코치로도 활약했던 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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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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