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미아 된다더니'→김하성 대반전 TB 계약 위엄, 어떻게 통쾌하게 美 현지 분석까지 뒤집었나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5.01.3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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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합성 사진)의 모습. /사진=클러치 포인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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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30)이 FA(프리에이전트) 미아가 될 것이라는 미국 현지 매체의 분석까지 통쾌하게 뒤집으며 행선지를 찾았다. 마침내 김하성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바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강호로 꼽히는 탬파베이 레이스였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ESPN 등은 30일(한국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한화 약 420억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김하성의 행선지로 미국 현지에서는 많은 구단이 언급됐다.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를 비롯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카고 컵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LA 에인절스 등이 김하성 영입 후보 구단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탬파베이는 그동안 거의 언급된 적이 없기에 그야말로 깜짝 계약이라 할 수 있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김하성은 현재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부상으로 인해 시즌 개막전 출전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그런데도 탬파베이는 김하성에게 큰 금액을 안겼다. 김하성의 상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탬파베이는 지난 1999년 외야수 그렉 본과 당시 4년 3400만 달러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리고 야수로는 그렉 본에 이어 무려 26년 만에 김하성에게 가장 많은 FA 금액을 투자했다. 이는 탬파베이 FA 역사상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일단 김하성은 2025시즌에 1300만 달러(약 188억원)의 연봉을 수령한다. 이어 2026시즌에는 1600만 달러(약 231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김하성의 올 시즌 연봉은 팀 내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하성 영입 전까지 팀 내 연봉 1위였던 내야수 브랜든 로우(31)의 1050만 달러(약 152억원)보다 250만 달러가 많다. 여기에 김하성이 올 시즌 325타석 이상 소화할 경우, 200만 달러(약 29억원)의 연봉을 추가로 거머쥔다. 사실상 주전 자리도 보장이다. MLB.com은 "김하성이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8번 타순에서 유격수 테일러 월스(29)를 제치고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2024시즌을 앞두고 김하성이 2억 달러(2888억원)에 근접하는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만약 김하성이 2억 달러 규모 이상의 계약을 맺는다면, 이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역대 최고 규모의 계약이 된다. 종전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최고 규모 계약은 추신수(현 SSG 랜더스)가 지난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 3000만 달러였다.

그렇지만 아쉽게 결정적인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일단 탬파베이와 단기 계약을 맺으며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초대형 잭폿을 위해 다시 뛸 예정이다. 그런데 이번 계약에는 놀랍게도 옵트 아웃(계약 기간 도중 FA 권리 행사 등으로 인한 계약 파기)을 실행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김하성이 올 시즌 부상에서 복귀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옵트 아웃 권리를 행사, 내년에 다시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 좋은 활약만 펼친다면 김하성과 장기 계약을 맺고자 하는 팀이 더욱 많아질 수 있을 터. 이는 김하성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로 이적한 블레이크 스넬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총액 6200만 달러에 계약한 뒤 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 권리를 행사했다. 그리고 FA 상태에서 다저스와 5년 총액 1억 8200만 달러라는 잭폿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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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지난해 2월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 현장 로커 앞에서 지난해 자신이 수상한 금색 패치가 박힌 골드글러브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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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지난해 2월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마친 뒤 벤치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계약하기 전까지 이런저런 전망이 줄을 이었다. 그중에서는 부정적인 현지 분석도 있었다. 미국 매체 ESPN은 지난 29일 FA 자원을 포지션별로 분류한 뒤 유격수 김하성의 이름을 언급했다. FA 상위 50인 중 25위에 김하성의 이름을 올려놓은 뒤 2년 4210만 달러(약 608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을 거라 내다봤다. 그러면서 매체는 "샌디에이고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에인절스가 김하성에게 어울릴 만한 팀으로 꼽히지만, 유격수 자리에 구멍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김하성은 시즌 개막 때까지 계약을 맺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FA 미아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었다.

그렇지만 김하성은 단 하루 만에 이와 같은 분석을 통쾌하게 반박이라도 하듯이 탬파베이와 계약에 성공했다. 부상을 당했지만, 그만큼 김하성의 가치 평가가 높다는 뜻이다. 지난해 MLB.com은 2025년 비시즌 기간 포지션별 최고 FA(프리에이전트)를 꼽았는데, 김하성은 유틸리티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김하성에 대해 "유격수 또는 2루수 부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또 김하성은 3루수로도 뛸 수 있다. 어떤 포지션에서도 좋은 수비 능력을 자랑한다. 김하성은 2023년에 2루수로 전향한 뒤 처음으로 골드글러브를 품에 안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하성은 2021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한화 약 53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4년 2800만 달러 보장 계약이었다. 그리고 2024시즌을 끝으로 보장 계약 4년이 끝났다. 김하성은 2024시즌 12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3(403타수 94안타) 11홈런 47타점 60득점 58볼넷 77삼진 22도루(5실패) 출루율 0.330, 장타율 0.370, OPS(출루율+장타율) 0.700의 성적을 올렸다. 만약 김하성과 샌디에이고가 2025시즌 상호 옵션을 실행했다면, 김하성은 연봉 800만 달러(약 118억원)를 받고 샌디에이고에 잔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를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왔고, 이번에 탬파베이와 깜짝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것도 앞서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액이었던 2800만 달러보다 훨씬 많은 2년 2900만 달러의 성공적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6일 MLB.com은 "김하성이 2025시즌 어느 팀과 계약하더라도 일단 개막전에 출전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그는 4월이 아닌, 5월에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 복귀 시기를 언급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개막전은 3월 18일과 19일 일본 도쿄돔(LA 다저스-시카고 컵스전)에서 열린다. 이어 미국 본토 개막전은 3월 28일에 열린다. 미국 현지에서는 일단 김하성이 3월에 이어 4월까지 결장한다고 본 것이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김하성의 수술 당시 예상 복귀 시점에 대해 "5월이나 6월, 또는 7월이 될 수도 있다"며 다소 모호한 답변을 했다. 그래도 5월이라면 프렐러 단장이 언급한 시간 중 가장 빠른 달이라 할 수 있다.

탬파베이는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구단이다. 서재응(2006년)과 류제국(2007~2008시즌), 최지만(2018~2022시즌) 등이 뛰었다. 또 탬파베이는 2019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강팀이다. 비록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무르기는 했지만, 다시 도약을 노리고 있다. 김하성이 합류하면서 탬파베이 내야진은 1루수 얀디 디아즈, 2루수 브랜든 로우, 3루수 주니어 카메니로, 유격수 김하성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ESPN은 "김하성 복귀 전까지 호세 카바예로(29)와 테일러 월스가 공백을 메울 것"이라 전망했다. 아울러 올 시즌 탬파베이는 지난해 10월 허리케인 밀턴의 영향으로 지붕이 뜯긴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 대신, 뉴욕 양키스의 스프링캠프 훈련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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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디 디아즈(왼쪽), 주니어 카미네로(오른쪽)와 함께 탬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가운데)의 모습(합성). /사진=클러치 포인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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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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