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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
미국 매체 오렌지카운트 빌 플런켓 기자는 23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타니가 불펜 투구에서 패스트볼로 시속 95마일(약 153㎞)의 공을 던졌다"고 전했다.
앞서 불펜 투구에서 14구, 21구를 던진 오타니는 다시 한 번 투구수를 늘려 25구를 뿌렸고 플런켓에 따르면 오타니는 투심과 포심 두 가지 종류의 패스트볼을 던졌고 커터 등 변화구도 점검했다.
베이브 루스를 뛰어넘는 세계 야구 역사상 최고의 이도류 스타인 오타니는 2021년과 2023년 메이저리그(MLB)에서 역사상 없었던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아메리칸리그(AL)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2021년엔 타자로 158경기에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출루율 0.372, 장타율 0.592, OPS(출루율+장타율) 0.964, 투수로는 23경기에서 130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 2패 평균자책점(ERA) 3.18, 156탈삼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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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하는 오타니(왼쪽)을 로버츠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수술대에 올랐고 1년 동안 투수로 등판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오타니와 10년 7억 달러(1조 69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고 지명타자로만 나서고도 세계 최초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내셔널리그(NL)에서도 만장일치 MVP에 등극했다.
그러나 올해는 더 관심을 모은다. 투수로 복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투구와는 상관없지만 지난해 말 왼쪽 어깨도 다쳐 수술대에 올라 복귀 준비가 다소 늦어져 지난해 12월부터 투구 훈련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복귀 준비엔 전혀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최근에 몇 가지 영상을 봤는데 오타니가 지난 겨울에 수술을 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빠른 회복 속도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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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사진=김진경 대기자 |
오타니가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 많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오타니는 지난해 말 일본 닛칸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나도 어느덧 베테랑이 됐다. 나이도 적지 않다"며 "또 한 번 수술하면 1년 반 동안 재활해야 한다. 현실적이지 않다. 이런 걸 고려하면 투타 겸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고 투타 겸업에 대한 입장을 나타냈다.
건강한 몸 상태로만 복귀할 수 있다면 성공적으로 재기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따르지 않는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자체 성적 예측 프로그램인 스티머를 활용해 2025 시즌 MLB 선수들의 예상 성적을 공개했는데 오타니는 투수로 24경기에서 139⅓이닝 10승 7패 ERA 3.49, 163탈삼진을 기록하고 타자로는 150경기에서 타율 0.280 43홈런 104타점 123득점 34도루, 출루율 0.373, 장타율 0.566, OPS 0.939을 마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통산 4번째 만장일치 MVP는 의심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에센셜리스포츠에 따르면 이날 오타니의 투구를 지켜본 로버츠 감독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정말 대단하다. 그의 투구를 보니 정말 좋았고 팔 스윙도 깔끔했다. 구속도 그렇고 정말 좋았다"고 감탄했다. 이를 두고 "큰 걸음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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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와 타자로 모두 프로필 사진을 찍은 오타니. /AFPBBNews=뉴스1 |
그러나 매체는 오타니에게 과부화가 걸리지 않도록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스스로도 걱정하는 것처럼 투수로서 두 차례나 팔꿈치에 수술을 받았던 만큼 오랫동안 이도류로서 활약하기 위해선 관리가 필수적이다.
다저스와 로버츠 감독 또한 이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바로 6인 선발 체제다. 통상 시즌 전 6선발 운영 계획을 내세우는 팀들도 시즌을 진행하다보면 현실의 벽에 막히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다저스는 상황이 다르다. MLB 최고 수준의 5명의 선발진을 갖췄고 다른 팀에선 충분히 수준급 선발로 뛸 수 있는 투수들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 위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오타니뿐 아니라 스넬과 사사키 또한 부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투수들이기에 6선발 체제를 가동하면 이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무리하지 않고 투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수 있다는 기대를 자아낸다.
벌써 153㎞를 뿌렸음에도 다저스가 서두르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오타니에겐 복귀까지 2개월여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미 충분히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기에 2개월이라는 시간은 구속은 물론이고 스스로 불안감 없이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완벽하게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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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