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정)우주야?" 김광현도 알아봤다, RYU는 "하던 대로만 해" 고개 숙인 '특급 신인' 도우미 자청 [오키나와 현장]

고친다(오키나와)=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28 00:31
  • 글자크기조절
image
한화 신인 투수 정우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아, 네가 (정)우주야?"

메이저리그(MLB) 거쳤고 국내에서만 무려 170승을 챙긴 레전드 김광현(37·SSG 랜더스)은 아직 KBO리그에서 한 경기도 던지지 않은 타 팀의 유망주를 알아봤다. 최고 시속 160㎞ 패스트볼을 뿌릴 것으로 기대를 받는 특급 유망주 정우주(19·한화 이글스)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27일 한화와 SSG의 2차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 양 팀이 치열한 승부를 펼치는 사이 이날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은 백네트 뒤쪽 관중석에 모여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끈 장면이 있었다. 선배들 사이로 자리를 잡으려는 전체 1라운드 2순위 한화 신인 투수 정우주를 손혁 한화 단장이 불렀고 그 옆에 김광현과 나란히 자리를 잡은 것.

KBO리그 무대에서 업적으로나, 연차로나 어느 하나 뒤지는 게 없는 김광현은 타 팀의 신인 선수들 알아보고는 "아, 네가 우주야?"라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에 정우주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SSG는 2023년 3위를 차지해 역순으로 드래프트에서 8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쟁쟁한 투수들을 앞 순번에 내준 뒤 포수 최대어인 이율예를 택했다. 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크지만 투수 입장에서 리그 1순위로 뽑혀도 이상할 게 없다는 평가를 받은 정우주에 대한 관심은 당연했다.

image
한화 신인 투수 정우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정우주는 지난해 고교 무대에서 23경기에서 54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1패 평균자책점(ERA) 1.31에 31피안타 2피홈런 21볼넷 94탈삼진 14실점(8자책)으로 활약하며 청룡기와 봉황대기에선 전주고의 우승을 견인했다. 이후 전체 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는데, 한화는 1순위 정현우(키움)과 같은 계약금 5억원을 안기며 초특급 신인 대우를 했다. 그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가 나타난 금액이다.

정우주는 지난해 11월 스타뉴스가 주최한 2024 퓨처스 스타대상 시상식에서 야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선정위원단은 "잠재력이 정현우보다 좋다. 터질 때는 더 강한 구위를 보여주고 시속 160㎞까지 던질 수 있는 확률이 높다"며 "안우진(키움)이나 김서현(한화)급의 파워 피칭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마무리 캠프에 이어 1군 스프링캠프에서도 1,2차에 모두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직접 겪어본 프로의 무대는 달랐다. 정우주는 호주 멜버른 1차 캠프에서 호주 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뿌리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지만 아직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도 보였다. 특히 주자가 나가면 크게 흔들렸다.

지난 26일 KT 위즈와 연습경기에서는 팀이 7-4로 앞선 9회초 구원 등판했는데 1이닝 동안 피안타 3개와 사사구 2개를 내줬고 2실점했다. 투구수는 40구에 달했다.

image
27일 SSG와 연습경기가 열린 고친다 구장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우주. /사진=안호근 기자
이에 스스로도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고교 무대에서 좀처럼 실패를 맛보지 못했으나 프로 무대에 오르자마자 완전히 다른 수준이라는 걸 체감한 것이다. 고친다 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정우주는 "아직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해야 할 게 많다"고 아쉬워했다.

아직 연습경기일 뿐이지만 새내기로선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정우주는 "프로는 다르다는 걸 느껴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의 잠재력을 알기에 많은 조력자들이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정우주는 "선배님들이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뭘 해야 하는지, 왜 부족한지도 말씀해 주셨다"며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판단하게 됐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류현진이다. "많이 여쭤보진 못했는데 지금 하던 대로만 하면 잘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였는데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자신감이 생기고 안 되던 것도 되는 것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손혁 단장도 정우주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남다르다. 옆에 앉혀두고 함께 경기를 관전하며 꽤나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눴다. 정우주는 "마운드에서 조금 템포를 빠르게 하면 잡 생각도 사라지고 수비도 더 빨리 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의 전성시대를 이끈 원투펀치도, 투수 전문가 단장도, 많은 선배들도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만큼 정우주를 될 성 부른 떡잎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image
한화 신인 투수 정우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