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진출 확률 0%' 삼성생명 하상윤 감독 "플랜 잘못 짰다, 미스 나오니 선수들 '멘붕'"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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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어느덧 코너에 몰렸다. 원정에서 2패를 당하고 돌아가게 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주전들에게 체력 안배를 해주며 '리버스 스윕'을 노린다.

삼성생명은 5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 썸과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50-58로 패배했다.


이로써 1차전을 57-66으로 졌던 삼성생명은 부산 2연전을 모두 패배하고 용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역대 WKBL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2차전까지 모두 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확률은 0%(9회 중 0회)였다. 이제 삼성생명은 단 한번도 없던 리버스 스윕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두 팀은 전력에서는 BNK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올해 상대전적 4승 2패를 기록, BNK에게 유일하게 상대전적 우위를 달성한 팀이었다. 특히 부산에서 약한 모습도 6라운드 승리를 통해 불식시켰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1차전에서 BNK의 '양궁농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BNK는 박혜진이 4개, 이소희가 3개를 성공시키면서 주전 중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반면 삼성생명은 믿었던 캡틴 배혜윤이 상대의 압박 속에 흔들리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파생되지 못했다.


1차전을 복기한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BNK 선수들 에너지가 이전과 다르더라. 6라운드까지 느낌이 아니었다"고 했다. 1차전에서 아쉬운 면모를 보였던 가드진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가드 싸움에서는 밀린다"면서도 "자꾸 그쪽으로 (패배를) 돌리면 '멘탈붕괴'가 된다"며 변호했다. 이어 "(배)혜윤이에게 들어가지 마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못 움직이니 안으로 들어간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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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키아나 스미스와 배혜윤, 이주연(왼쪽부터). /사진=WKBL 제공
안된 부분에 대해 분석을 하며 나섰지만, 이날도 삼성생명은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기부터 발목을 잡은 턴오버가 이어졌고, 이를 놓치지 않은 BNK의 속공이 돋보였다. 여기에 새깅 디펜스로 놓아줬던 안혜지가 연달아 3점포를 터트리면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실점이 이어졌다.

특히 공격의 핵심인 배혜윤과 키아나 스미스가 어려움을 겪었다. 배혜윤은 6득점에 그쳤고, 키아나도 전반 단 2점만 넣는 등 8득점을 기록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하 감독은 배혜윤과 키아나를 4쿼터에 아예 기용하지 않으면서 체력 조절에 나섰고, 막판에는 임규리나 윤예빈, 유하은 등 백업 멤버를 투입했다.

경기 후 하 감독은 "전반전에 너무 3점을 허용했고, 패스미스 등 흐름이 넘어갔다. 그걸 쫓아가기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플랜을 잘못 짰다"고 자책한 그는 "4쿼터까지 최선 다한 건 칭찬해주고 싶다. 아쉽긴 한데 진 건 진 거다"며 "준비 잘해서 용인 가서 다시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키아나는 이날 주로 1대1 공격 위주의 단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하 감독은 "몇 개 준비한 게 있는데, 초반 패스미스가 나와서 못 부르겠더라"며 "믿을 건 키(아나)인데 그런 걸 잘 짚어줬어야 했다"고 했다. 결국 아직 올라오지 않은 몸 상태가 발목을 잡고 말았다.

그래도 3쿼터 후반부터 프레스 수비가 통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하 감독은 "강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그게 쉽지 않다. 나올 때도 안 나올 때도 있는데 (전반에는) 안 나왔다"며 "밀려다니며 패스미스가 나오니 멘붕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초반에 너무 벌어지는 바람에 선수들 자신이 포기한 건 아니지만 힘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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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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