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마침내 강속구 적응 끝났나 '2연속 155㎞' 걷어내고 156㎞ 받아쳐 2타점 적시타 '6G 만에 멀티 출루'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3.1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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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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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마침내 강속구 적응에 끝난 것일까. LA 다저스 김혜성(26)이 시속 155㎞ 이상의 빠른 공을 여러 차례 공략하며 적시타를 때려냈다.

김혜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2025 메이저리그 야구(MLB) 시범경기에서 6회초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192(26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 1도루, 출루율 0.300 장타율은 0.308이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적시타에도 추가 득점을 내지 못하며 애슬레틱스에 5-7로 패했다.


앞서 6회초 수비 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대신해 유격수로 교체 투입된 김혜성은 7회말 첫 타석을 맞이했다. 이날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의 3⅔이닝 4실점 부진으로 경기 내내 끌려가던 다저스는 7회말 데이비드 보테의 볼넷, 크리스 테일러의 안타, 달튼 러싱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김혜성이 마주한 투수는 지난해 빅리그 데뷔한 미첼 오타네즈. 오타네즈는 최고 시속 98마일(약 157.7㎞)의 빠른 공을 무기로 지난해 정규시즌 36경기에서 1승 무패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로 필승조로 활약했던 우완 강속구 투수다.

오타네즈는 김혜성에게 계속해서 몸쪽으로 빠른 공을 던졌다. 김혜성은 초구 시속 97.8마일(약 157.4㎞)의 공을 흘려보내더니 98.2마일(약 158㎞) 직구와 85.8마일(약 138.1㎞)의 슬라이더에 연거푸 헛스윙하며 적응하지 못하는듯했다.


그러나 이내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시속 97.2마일(약 156.4㎞) 공과 96.4마일(약 155.1㎞)의 높은 쪽 직구를 연달아 걷어내며 끈질기게 버텼다. 결국 몸쪽 깊숙이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골라낸 김혜성은 몸쪽 어깨높이로 들어오는 시속 97.1마일(약 156.3㎞)의 직구를 통타해 깨끗한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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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과 미첼 오타네즈의 10일(한국시간) 7회말 2사 만루 맞대결 투구표. /사진=MLB.com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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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AFPBBNews=뉴스1
여기서 빠른 발도 빛났다. 애슬레틱스 중견수가 3루에 던지는 사이 1루에서 2루까지 순식간에 도달해 계속해서 득점권 찬스를 이어갔다. 이후 마이클 채비스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득점은 하지 못했다.

활약은 계속됐다. 9회말 2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았다. 대만의 더블A 우완 투수 첸 종-아오 주엥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첸은 지난해 로우싱글A에서 시작해 하이 싱글A를 거쳐 더블A까지 빠른 월반을 이뤄낸 유망주. 23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09로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그랬던 첸 역시 김혜성에게 싱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4개 구종을 고루 던지며 아웃 카운트를 잡으려 애썼으나, 실패했다. 김혜성은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은 모두 쳐 내고 바깥쪽 공은 참아내면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갈수록 김혜성의 개막전 엔트리가 불투명해지던 참에 나온 안타라 더욱 반갑다. 김혜성은 최근 5경기에서 교체 투입이 잦아지며 두 개의 단타를 치는 데 그쳐 미국 현지에서 암울한 예상이 나왔다. 한 예로 다저스 네이션은 9일 "오프시즌 핵심 영입 선수인 KBO리그 4회 골든글러브 수상자 김혜성은 미국 야구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김혜성이 시즌을 어디에서 시작할지 뿐만 아니라 마이너리그에서 MLB 경력을 시작한다면 누가 (대신) 로스터에 오를지에 대한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실었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도 김혜성에게는 치명적이었다. 다저스는 지난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이어 올해는 일본 도쿄돔에서 2년 연속 해외 개막전을 치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 국제화를 위해 시작한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범경기를 마무리한 뒤 일본으로 떠난다. 16~17일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18일, 19일 시카고 컵스와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르기에 김혜성은 남은 3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줘야 했다.

한 가지 믿을 만한 건 다저스 내부에서는 김혜성의 성장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9일 다저블루에 따르면 최근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김혜성에 대해 "분명히 어느 정도 학습 곡선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다른 선수들이 정말 강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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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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