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IA 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최근 서건창은 경기 전 외야수 글러브를 끼고 수비 훈련을 받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시켜주는 펜스플레이 훈련을 받기도 하고, 다른 선수들의 타격훈련 때 외야에 서서 스텝을 밟아보기도 한다.
실전에도 나섰다. 서건창은 지난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서 7회말 나성범의 대수비로 나와 좌익수 자리에 섰다. 투입되자마자 1사 후 전준우가 친 직선타성 타구를 무난하게 처리한 그는 9회 한태양의 플라이도 쫓아가 잡아냈다.
'외야수'와 '서건창'은 같이 보기 쉽지 않은 조합이다. 지난 2008년 데뷔한 서건창은 그해 2루수로 1이닝을 나온 걸 시작으로 2023시즌까지 2루수로만 수비에 출전했다. 2012년과 2014년, 2016년에는 2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특히 2014시즌에는 KBO 역대 최초 단일시즌 200안타를 기록해 MVP를 수상했다. 지난해 KIA 이적 후 1루수로도 276⅔이닝에 나왔지만, 내야수라는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 서건창이 왜 외야수로 나서고 있을까. 이범호(44) KIA 감독은 10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엔트리에서 투수 한 명을 더 쓰게 되면 야수 엔트리가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내·외야 두 자리를 다 하는 선수를 한 명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규성 등 젊은 선수들도 고려했던 이 감독은 "그 친구들은 내야에서 해보고, (서)건창이 같은 경우에는 내·외야 두 개 다 경험해보고, 외야수를 다 썼을 때 그때 한번 봐보려고 한다"고 했다.
![]() |
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서건창 본인은 자신의 외야수 수비를 언급하며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부족하기 때문에 계속 많이 (연습을) 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아직은 연습량도 그렇고 데이터도 부족하다. 그건 시간과 의지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연습시간 외야에 나와 타구를 보고, 수비코치와도 연습을 진행한다.
"(초·중학교 때) 했던 건 외야수라고 하긴 그렇고, 이 정도 레벨에서는 처음이다"고 밝힌 서건창은 내·외야 모두 수비훈련을 받고 있다. 힘들 수도 있지만 그는 "몸이 힘들지 않으면 재밌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을 엄청 가져가는 건 아니고, 체력적으로도 안배를 하면서 해야 한다"며 "지금은 시범경기 기간이고 시간의 여유가 있어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서건창이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나서는 건 그만큼 타격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다. 2024시즌을 앞두고 고향팀 KIA에 새 둥지를 튼 그는 94경기에서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1홈런 26타점 40득점, 3도루, 출루율 0.416 장타율 0.404, OPS 0.820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타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1루수와 2루수를 오가며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줬다. KIA의 통합우승 속에 서건창의 역할도 분명히 있었다.
2021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던 서건창은 4수 끝에 올해 1월 KIA와 계약 기간 1+1년, 총액 5억 원(계약금 1억 원, 연봉 2억 4000만 원, 옵션 1억 6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에도 KIA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그는 팀의 로스터 활용을 위해 기꺼이 외야로 향했다.
![]() |
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