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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디즈니 최초의 프린세스 백설공주가 88년 만에 찾아왔다. 라틴계 백설공주를 내세우며 새롭게 재탄생한 '백설공주'지만, 환상적인 마법 세계는 파격적인 캐릭터 변화에 비해 다소 밋밋하게 막을 내린다.
'백설공주'(감독 마크 웹)는 디즈니 첫 번째 프린세스 '백설공주'가 악한 '여왕'에게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선한 마음과 용기로 맞서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담은 2025년 첫 판타지 뮤지컬 영화.
1937년 디즈니의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세계 최초의 풀 컬러 극장용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서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그려진 '백설공주'가 2025년 '백설공주'에서는 선한 마음과 용기를 지닌 더욱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공주로 새롭게 탄생했다. 전체적인 서사는 원작과 다르지 않으나, 시대가 바뀌며 발생한 가치관의 변화를 적극 반영했다.
실사화 '백설공주'는 캐스팅 단계부터 잡음에 시달렸다. 백설공주의 '백설(Snow White)'은 말 그대로 눈처럼 하얀 피부를 의미하는데, 콜롬비아와 폴란드 혼혈인 '라틴계' 레이첼 지글러를 백설공주로 낙점한 것. 극 중에서 백설공주는 눈처럼 하얀 피부가 아닌 거센 눈보라가 치던 날 태어났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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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뚜껑을 열어보니, 캐스팅 단계부터 논쟁의 중심에 섰던 라틴계 백설공주 레이첼 지글러는 그 자체로 훌륭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흰 피부의 백설공주는 없지만, 백설공주가 가슴 깊이 간직한 선한 가치와 영화 내내 강조하는 담대함과 공정함, 용기, 그리고 진실을 성공적으로 표현한다. 데뷔작인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3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선택을 받았을 정도니, 뛰어난 노래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백설공주와 대립하는 사악한 '여왕' 역의 갤 가돗은 더욱 놀라운 존재감을 발휘한다. 생애 첫 빌런 연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특유의 아우라에 더한 환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다만,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력에 비해 스토리는 밋밋하다. 인종 다양성을 내세운 파격적인 변화와는 다르게 특별한 각색은 없다. 백설공주와 여왕의 대립이 일차원적으로 그려지는 탓에 109분의 러닝타임이 다소 지루하게 다가온다.
또한 원작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속 일곱 난쟁이는 '박사', '부끄럼', '덤벙이', '심술이', '재채기', '행복', '졸음' 일곱 광부로 변해 CGI(컴퓨터 생성 이미지)로 만들어졌다. 마크 웹 감독은 "원작 애니메이션을 존중하면서도 새롭게 창조한 세계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백설공주'의 새로운 시도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동심을 불러오며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을까. 디즈니의 뚝심이 통할 수 있을지 '백설공주'의 흥행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러닝타임 109분. 전체 관람가. 쿠키 영상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