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인가' 삼성↔키움 유니폼 맞바꾼 외인, 개막전부터 투타 맞대결... 웃게 될 자 누구인가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3.2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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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아리엘 후라도(왼쪽)와 키움 루벤 카디네스. /사진=각 구단 제공
삼성 아리엘 후라도(왼쪽)와 키움 루벤 카디네스. /사진=각 구단 제공
묘하게 서로 유니폼을 맞바꾼 모양새가 된 두 외국인 선수가 개막전부터 맞붙게 됐다. 아리엘 후라도(29·삼성 라이온즈)와 루벤 카디네스(28·키움 히어로즈)는 어떤 결과를 내게 될까.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는 22일 오후 2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삼성은 후라도, 키움은 케니 로젠버그(30)가 선발투수로 나선다.


눈에 띄는 점은 후라도의 선발 등판이다. 그는 지난 시즌 30경기 190⅓이닝을 투구하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36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이닝 2위, 탈삼진 4위(169개)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 스탯을 모두 키움에서 올렸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키움이 후라도와 재계약을 하지 않자, 삼성은 데니 레예스와 원투펀치를 이룰 자원으로 그를 선택했다.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의 조건으로 이적했는데, 지난해 130만 달러였던 몸값이 강제로 깎이게 된 상황에서도 이를 받아들였다.

아리엘 후라도.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아리엘 후라도.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시범경기에서는 주춤한 모습이었다. 10일 대구 두산전에서는 3⅔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고, 16일 광주 KIA전에서는 4이닝 10피안타 1볼넷 3탈삼진 6실점(5자책)의 성적을 거뒀다.


다만 시범경기는 컨디션 점검이 주 목적이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결국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받았다. 삼성 역사상 이적생이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건 1999년 김상진(현 롯데 코치) 이후 26년 만이다. 레예스와 원태인 등이 부상으로 투구수 빌드업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후라도는 개막 첫 경기부터 친정팀 타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 중에는 지난해 삼성에서 뛰었던 카디네스도 있었다. 그는 2024시즌 도중 데이비드 맥키넌의 대체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7경기에서 타율 0.333, 2홈런으로 장타력을 보여줬지만,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설상가상으로 복귀 후 안일한 수비를 펼쳐 코칭스태프의 눈밖에 났다. 결국 삼성은 카디네스를 방출하고 르윈 디아즈를 데려와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루벤 카디네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루벤 카디네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이후 카디네스에게 손을 내민 팀이 키움이었다. 옆구리 부상 상태를 확인한 키움은 화상 면담을 통해 선수의 야구를 대하는 자세, 성실성, 책임감 등을 꼼꼼히 살폈다고 한다. 이에 키움은 카디네스에게 총액 60만 달러(연봉 4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를 안겨줬다.

카디네스는 올해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당시 삼성과 팬들의 결정에 전혀 분노를 느끼지 않고 있고, 원망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전 소속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건 당연지사. 그렇기에 개막전이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감을 유지한 카디네스다. 9경기에 나와 타율 0.308, 1홈런, OPS 0.846의 성적을 올렸는데, 특히 마지막 3경기에서 5안타를 몰아치며 감을 끌어올렸다.

소속팀을 맞바꾼 모양새가 된 후라도와 카디네스. 과연 2025시즌 첫 경기에서 이들은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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