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역전패'→담담한 국민타자 "144G 중 1패일 뿐", 두산 시범경기 타격왕은 선발 제외 [인천 현장]

이승엽 두산 감독.

다잡은 것처럼 보이던 경기를 치명적인 투런 역전포 한 방에 내줬다. 그럼에도 이승엽(49) 두산 베어스 감독은 의연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었던 패배가 개막전에 나온 것이라며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이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개막전에서 5-4로 앞서가던 8회말 대타 오태곤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고 5-6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콜 어빈이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변화를 준 타선이 맹활약했고 불펜 투수들도 호투를 이어가던 상황에서 나온 한 방에 무너진 터라 더욱 뼈아프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23일 SSG랜더스필에서 SSG와 개막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144경기 중 60패, 70패를 하는데 그 중 한 번의 패배라고 생각하고 선수들에게 전혀 부담 줄 생각은 없다"며 "경기를 하다 보면 지고 있다가 역전할 수 있고 이기고 있다가도 질 수있는 것이다. 그 부분에선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다. 두산은 토종 에이스 곽빈과 불펜 베테랑 홍건희가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상황이다. 선발 투수가 최소 5이닝, 길게는 6이닝 이상을 던져줘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기에 커다란 기대를 안고 등판한 어빈이 5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간 건 아쉬웠다.


이 감독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하고는 아주 달랐다"며 그 이유에 대해 "본인이 투구 플레이트에 불편함이 있었던 것 같다. 첫 경기이고 인천에서도 처음이다보니까 신경이 조금 예민해진 것 같다. 본인이 잘 이겨내야 한다. 상대팀 투수보다는 잘 던지지 않았나(웃음). 5이닝은 소화해줬다. 처음에 매를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다음번엔 또 다르게 가야 한다"고 전했다.

22일 SSG와 개막전에서 투구하고 있는 콜 어빈.

이영하가 투런포를 내준 장면도 아쉬움도 남았다. 포수 양의지의 슬라이더 사인에 고개를 저었고 결국 직구 승부를 펼쳤으나 오태곤에게 일격을 맞은 것.

이 감독은 "그런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본인도 첫 등판이었고 1년을 길게 봐야 하기에 빨리 머릿속에서 잊어버려야 한다"며 "모두들 다 아쉽겠지만 오늘은 또 새로운 날이고 (시즌은) 장기 레이스이기 때문에 새롭게 승리만을 위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외국인 선발 투수 잭 로그도 마찬가지로 6회 이상을 버텨주길 바란다. 이 감독은 "어제도 제가 외인이 길게 던지면 좋겠다고 했는데 7,8,9회를 중간 투수가 막는 것과 달리 6,7,8,9회를 막는 건 굉장히 부담감이 있다. 그렇기에 로그가 6이닝 정도를 던져주면 어느 정도 계산이 서겠지만 5이닝만 던지면 계산이 안 선다. 중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첫 등판인 로그의 한계 투구수는 95개 정도로 잡고 있다.

이날 두산은 김민석(좌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강승호(3루수)-양석환(1루수)-박준영(유격수)-이유찬(2루수)-정수빈(중견수)로 타선을 꾸려 상대 선발 김광현을 상대한다.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시범경기 타격왕 오명진이 이날 벤치에서 대기하고 이유찬이 기회를 얻었다. 이 감독은 "승리를 위해 결정했다. 어제 명진이가 나갔지만 투수 성향에 따라 바꿔갈 가능성이 다분하다. 오늘은 (좌완) 김광현 투수이고 어제 명진이가 조금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아 오늘은 벤치에서 시작하고 모레부터 계속 우투수가 나오기 때문에 번갈아가면서 뛸 것"이라고 예고했다.

두산 오명진이 22일 SSG와 개막전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