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3차전으로' 4연속 챔프 대한항공, PO 2차전 KB손해보험에 3-0 완승... 러셀 22점 맹폭 [인천 현장리뷰]

대한항공 선수들이 득점에 기뻐하고 있다. 선수들을 안아주는 러셀(왼쪽 위).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통합 4연속 챔피언의 위엄이다. 탈락 위기에 놓였던 대한항공이 홈에서 셧아웃 완승을 거두며 운명의 3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대한항공은 28일 오후 7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KB손해보험에 세트 스코어 3-0(25-18, 25-22, 25-22)으로 이겼다.


통합 4연속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의 저력이 빛났다. KB손해보험이 1차전을 이기며 앞서나갔지만, 대한항공이 2차전을 잡으며 PO는 운명의 3차전으로 향하게 됐다. 오는 30일 경민대학교 기념관에서 열리는 3차전 승리팀이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다.

러셀이 서브 득점 4개와 블로킹 2개 포함 22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렸다. 정한용은 블로킹 3개를 비롯해 10점을 보탰다. KB손해보험에서는 나경복과 비예나가 각각 14점씩 기록하며 분전했다.

토미 틸리카이넨(오른쪽 위 ) 대한항공 감독이 팀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홈팀이 기선을 제압했다. 대한항공이 1세트를 큰 격차로 벌리며 리드를 잡았다.


KB손해보험은 야쿱의 첫 득점으로 포문을 열었다. 대한항공은 연속 5득점을 내며 달아났다.

세터 유광우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통했다. 러셀의 높은 타점을 이용해 KB손해보험 블로커 라인을 흔들었다. 김민재도 날카로운 속공으로 힘을 보탰다. 점수는 8-2까지 벌어졌다.

KB손해보험은 나경복과 비예나, 야쿱을 활용해 날개를 두들겼다. 대한항공의 서브를 받아낸 뒤 비예나의 득점으로 8-12까지 쫓아왔다.

대한항공의 기세가 꺾일 줄 몰랐다. 러셀이 1세트에만 7점을 올렸다. 첫 번째 세트는 대한항공이 25-18로 잡아냈다.

2세트 초반도 대한항공의 흐름이 이어졌다. 상대 주포 비예나의 공격마저 김민재의 블로킹으로 막아냈다. 러셀은 스파이크서브를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올렸다.

올 시즌 정규리그 득점 1위에 빛나는 비예나는 대한항공의 높은 블로커 라인에 고전했다. 두세 명의 선수가 빠르게 따라붙으며 비예나의 공격을 차단했다. 비예나도 답답한 듯 하늘을 보며 크게 아쉬워했다.

레오나르도(가운데) KB손해보험 감독이 작전 지시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대한항공은 정한용과 러셀, 정지석과 김민재 등 다양한 루트를 활용해 KB손해보험을 공략했다. 2세트 중반부터 점수는 4점 차 밑으로 좁혀지질 않았다.

KB손해보험이 2세트 세트 포인트에서 연속 5점을 내며 맹추격했다. 러셀의 득점을 끝으로 2세트도 대한항공이 25-22로 따냈다.

2세트 후반부터 살아난 KB손해보험의 공격력이 3세트 초반에도 이어졌다. 나경복과 황경민, 차영석이 차례로 득점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정지석의 공격 점유율을 올리며 받아쳤다. 7-7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10-10으로 팽팽하던 3세트 분위기는 최준혁의 속공과 러셀의 스파이크서브 득점 후 달라졌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러셀의 강스파이크가 코트 안쪽에 꽂히자 포효했다.

한 번 잡은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기세가 꺾이지 않은 대한항공이 KB손해보험과 접전 끝에 3세트까지 이겼다.

역대 19번의 V리그 남자부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한 확률은 89.4%(17회)에 달한다. 다만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 삼성화재와 PO 1차전에서 패한 뒤 두 경기를 내리 잡으며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한 바 있다.

KB손해보험 선수단.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