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화 플로리얼이 28일 대전 KIA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 |
한화 플로리얼이 28일 대전 KIA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ㅍ |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KIA에 7-2로 승리했다. 이로써 4연패를 탈출한 한화는 2승 4패를 기록했고, KIA는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경기 흐름이 바뀐 건 한화가 0-2로 지고 있는 7회말 2사였다. 김태연이 좌월 솔로포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후속 타자들이 KIA 불펜을 상대로 3연속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3-2 역전까지 해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었다. 아직 1점 차에 불과했고 KIA 불펜 투수들의 제구 난조가 명확해 보였기에 답답함을 해소할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했다. 그 역할을 플로리얼이 해냈다.
플로리얼은 2사 만루에 등장해 좌완 이준영의 2구째 슬라이더를 밀어 쳐 외야 왼쪽으로 보냈다.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로 향한 빗맞은 타구는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쐐기 타가 됐고 비로소 한화는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적시타였다. 플로리얼은 지난해 12월 총액 85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한화에 입단했다. 뛰어난 외야 수비와 마이너리그 통산 172도루에 성공했던 주루 툴이 인상적이라는 평가였다. 시범경기에서는 8경기 타율 0.400(20타수 8안타)으로 맹타를 휘둘러 타격도 기대받았다.
![]() |
한화 플로리얼이 28일 대전 KIA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 |
한화 플로리얼이 28일 대전 KIA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ㅍ |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플로리얼의 오랜 부진에도 끝까지 3번 타자로 기용하며 믿음을 보여줬다. 2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경문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안 풀릴 때는 아슬아슬 안 될 때가 많다. 언젠가 한 번 폭발할 것 같다. 좋은 선수니까 감독은 더 믿고 편하게 해줘야 한다. 플로리얼을 시작으로 지금 안 맞는 타자들이 좀 치게 되면 팀이 조금 더 편해지지 않을까"라고 힘을 실어줬다.
플로리얼은 사령탑의 믿음을 결과로 증명했다. 지난 27일 잠실 LG전 9회초 2사 2루에서 김강률에게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KBO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한화의 주중 잠실 LG 3연전 26이닝 무득점을 깨는 통렬한 한 방이었다. 뒤이어 이날은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그간의 불운을 완전히 보상받았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플로리얼은 "한화 이글스의 팀원으로 뛸 수 있어 행복하고 기쁘다. 나는 이제 안타를 치는 것보다 팀이 이기는 게 더 좋다"고 활짝 웃었다. 만루 상황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걸 생각하지 않고 공격이 이어지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다"고 말했다.
전날(27일) 플로리얼의 첫 안타 때는 한화 선수단 모두가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무안타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동료들을 챙긴 플로리얼이었기에 한화 선수단의 반응은 폭발적일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히어로 김태연은 "오히려 플로리얼이 나를 챙겨줬다. 그동안 잘 맞은 게 다 잡혀서 짜증 내니까 옆에서 플로리얼이 오히려 '괜찮다, 잘하고 있다, 안타는 때 되면 나온다'고 말해줬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어 "누구보다 안타에 간절했던 것이 플로리얼일 거라 생각한다. 그랬던 플로리얼이 적시타를 쳐서 나도 기분 좋다"고 미소 지었다.
플로리얼은 "팀원들은 첫 경기부터 쭉 나를 응원해줬다. 안타를 못 치고 있는데도 옆에서 '괜찮다, 언젠간 나올 거다'라는 등 좋은 얘기밖에 안 해줘서 고마웠다. 그래서 첫 안타 때 다 같이 행복했던 것 같다"고 오히려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