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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철제 구조물이 추락해 사망자가 나왔다. 사진은 1일 사고 현장 모습. 위 가운데 창문(빨간 원) 외벽에 설치된 루버 3개 중 한 개가 떨어져 사라진 상태다. /사진=양정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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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창원NC파크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지난달 29일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창원NC파크에서 인명 사고가 일어났다. 3루 쪽 매장 위쪽 외벽에 고정돼 있던 구조물(알루미늄 루버)이 추락하며 매점 천장에 맞아 튕겼고, 매장 앞에 있던 20대 A씨와 10대 B씨 자매 등 관중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머리를 크게 다친 A씨와 쇄골 부상을 입은 B씨는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수술을 받은 A씨는 31일 오전 결국 숨지고 말았다. 야구장에서 구조물 문제로 사망한 사건은 KBO 역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야구장은 국민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찾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이기에 어느 곳보다도 안전해야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야구장에서마저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SNS상에는 이날 사고를 당한 팬들과 같은 날 창원NC파크를 방문했던 이들이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내용도 올라오고 있다.
이번에 추락한 루버는 알루미늄 소재로 가로 40㎝, 세로 2.58m, 두께 10㎝, 무게는 60㎏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NC 구단에 따르면 해당 구조물은 구장 안팎에 총 231개(외부 213개, 내부 18개)가 설치됐다고 한다. 이는 내부 그늘로 에너지 효율을 높여 '그린빌딩' 인증을 받기 위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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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NC파크에서 추락한 루버가 있던 곳(빨간 원). 3개 중 가운데 루버가 빠져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팬 입장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구장을 건설한 시공사나 지자체, 소유주인 시설공단, 사용 중인 구단은 다르다. 예상할 수 없는 사고였지만, 적어도 점검만큼은 확실하게 했어야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온 내용으로는 책임소재가 붕 뜬 모양새다.
NC 구단과 창원시설공단의 말을 종합해보면, 루버는 2019년 창원NC파크 개장 이후 한 번도 제대로 된 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설공단은 "낙하한 부착물은 점검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NC 구단 관계자도 1일 실시한 자체 점검을 앞두고 "구단에서는 처음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사용·수익허가 계약서' 사항에 따라 NC와 창원시설공단의 법적 다툼이 생길 수 있다. 낙하물을 포함해 NC와 창원시설공단 간 계약서 등 주요 증거물은 경상남도경찰청에서 가져가 조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책임 소재가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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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창원NC파크 외벽에 설치된 알루미늄 루버에 대한 점검이 진행 중이다. /사진=양정웅 기자 |
말뿐이어서는 안된다. 이와 같은 사고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책임 소재는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재발 방지 대책에는 지자체와 구단 등이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선 NC 측에서 선제 조치에 나섰다. 1일 NC 구단은 외벽에 있는 루버 213개에 대해 자체 점검에 나섰다. 볼트 체결 상태, 루버 균열 및 변형 상태, 방재 부식 상태 점검이 이뤄졌다. 이 작업은 2일까지 나머지 17개의 내부 루버까지 이어지게 된다.
KBO 리그는 최근 폭발적인 인기 속에 관중 수도 대폭 늘었다. 지난해에는 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단일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사를 썼다. 이런 경사의 이면에선 개장한지 6년밖에 안 된 구장의 구조물이 떨어져 팬이 유명을 달리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는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자체와 구단, 한국야구위원회(KBO) 등이 경각심을 갖고, 팬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야구장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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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으로 가득 찬 창원NC파크의 전경.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