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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5일(한국시간) 시애틀전에서 2회초 도노반 솔라노의 장타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잡았다. /AFPBBNews=뉴스1 |
시즌을 통째로 날린 부상의 트라우마가 남을 수도 있었지만,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달랐다. 아픈 기억에도 개의치 않고 호수비를 만들었다.
이정후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1도루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이정후는 타석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4회말에는 1사 후 2구째 스플리터를 받아쳐 오른쪽 2루타를 기록했다. 이어 맷 채프먼 타석에서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2루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6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이정후는 타구속도 104.4마일(약 168㎞)의 날카로운 타구로 우중간 인정 2루타를 만들었다. 이어 또 한번 채프먼의 2루타가 나오면서 이정후는 홈으로 돌아왔고, 채프먼 역시 윌머 플로레스의 적시타로 득점해 샌프란시스코는 4-1로 앞서나갔다.
7회에도 유격수를 뚫고 나가는 좌전안타를 터트린 이정후는 이로써 시즌 타율도 0.250에서 0.321로 상승했고, OPS도 0.887로 끌어올렸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 3안타를 친 건 지난해 5월 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5타수 3안타) 이후 2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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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 타구는 기대 타율(xBA) 0.570으로, 안타가 될 확률이 더 높았다. 타구 속도 99.9마일(약 160.8km), 발사각 28도로 비거리 392피트(약 119.4m)를 기록한 까다로운 타구였다. 이를 이정후가 잡아낸 것이다.
타구 자체도 쉬운 타구는 아니었지만, 지난해 이정후에게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놀라운 캐치였다. 그는 지난해 5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1회초 펜스를 향해 몸을 아끼지 않고 날리는 수비를 펼치다가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결국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고, 재활에만 전념했다.
시즌 대부분을 날린 부상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었지만, 이정후는 의연했다. 미국 매체 KNBR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전혀 두려운 건 없다. 구단에서 비시즌 기간 펜스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주셨고 워닝트랙도 넓혀주셨다. 고맙게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더 자신있게 수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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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