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일 만에 1군 나들이→홈런·2루타 '쾅쾅'! 마산 로컬보이 대폭발, 힘들었던 작년 잊고 신바람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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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오영수가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말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NC 오영수가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말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316일 만에 1군 나들이에 나선 '로컬보이' 오영수(25·NC 다이노스)가 팀의 패배에도 복귀전 맹타를 휘둘러 미래를 밝게 했다.

오영수는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1군에 올라왔고,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군 엔트리에 오영수의 이름이 있었던 건 지난해 5월 29일 이후 무려 316일 만이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13경기에서 타율 0.417(36타수 15안타) 5홈런 20타점 OPS 1.502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렸고, 결국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경기 전 이호준 NC 감독은 "C팀(퓨처스)에서 제일 좋은 선수다. 홈런도 치고 지금 좋더라. 그래서 좋을 때 써야지, 좋을 때 내서 본인도 자신감이 올라와 있을 때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부임 초기부터 퓨처스팀의 추천이 있으면 1군에 콜업할 것이라 예고한 이 감독의 말이 실천된 사례였다.

시작부터 오영수는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2회말 2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그는 롯데 선발 박세웅의 초구 바깥쪽 패스트볼을 공략,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려 1루 주자 권희동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NC 오영수가 2회말 1타점 2루타를 기록하고 있다.
NC 오영수가 2회말 1타점 2루타를 기록하고 있다.
4회 1루 땅볼로 물러났던 오영수는 6회 결정적인 한방을 터트렸다. 손아섭의 안타와 권희동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 3루 상황에서 오영수는 박세웅의 150km 직구를 통타했다. 타구는 우중간으로 뻗어나가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0m의 동점 스리런 홈런이 됐다. 이 홈런은 오영수의 시즌 첫 홈런이자, 지난해 5월 28일 창원 KIA전 이후 318일 만의 아치였다.

이후 9회에도 안타를 기록한 오영수는 이날 4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와 타점 모두 2018년 데뷔 후 개인 최다기록이었다. 비록 팀은 5-7로 패배했지만, 오영수의 뜨거운 타격감만큼은 위안거리가 됐다.

경기 후 오영수는 구단을 통해 "오랜만의 1군 경기라 스스로 긴장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첫 타석을 통해 그 긴장을 빨리 내려놓을 수 있었다"며 "그 덕분에 오랜만에 치른 1군 경기지만 좋은 타격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용마고 출신의 '로컬보이' 오영수는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에 2차 지명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입단했다. 커리어 초기 1군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는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고졸 1년 차였던 2018년에는 5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4, OPS 1.04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이어 2020년 상무 야구단에 입대한 그는 이듬해 66경기에서 타율 0.332 7홈런 46타점 OPS 0.930이라는 기록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오영수.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오영수.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하지만 2022년에는 1군 개막전부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83게임에서 타율 0.238 6홈런 31타점 OPS 0.668의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이어 2023년에는 70게임에 출전했지만 타율 0.236(208타수 49안타) 4홈런 24타점 21득점 OPS 0.651로 오히려 2022년보다도 떨어진 기록을 보여줬다. 이어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 기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고, 1군 단 20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을 떠올린 오영수는 "야구를 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그는 "스스로 많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엔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야구를 하는 것이 소중하다고 느꼈다. 그런 마음가짐이 지금까지 나를 이끈 것 같다"며 "앞으로도 동료들과 함께 다치지 않고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NC의 베테랑 손아섭은 지난해 "오영수가 정말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터지기만 하면 무서운 선수가 될 거라 생각한다"며 "가진 재능만 경기장에서 발휘한다면 팀에도 엄청난 플러스가 된다"고 기대한 바 있다. 아직 20대 중반인 오영수는 잠재력을 발휘할 시간이 충분하다.

NC 오영수(왼쪽)가 6회 3점 홈런을 기록한 후 주장 박민우의 축하를 받고 있다.
NC 오영수(왼쪽)가 6회 3점 홈런을 기록한 후 주장 박민우의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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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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