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격수 새 주인' 전민재에게 물었다 "초대형 트레이드 메인이라는 말, 어떤가요" [인터뷰]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4.1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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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민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민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트레이드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잘해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전민재(26·롯데 자이언츠)가 어느새 팀의 유격수 주전 자리를 슬그머니 차지했다.

전민재는 12일 기준 올 시즌 17경기 54타석에 출전, 타율 0.383(47타수 18안타), 4타점 7득점, 출루율 0.420 장타율 0.489, OPS 0.909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끗 차이로 규정타석(56타석)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50타석 이상 선수 기준으로는 타율 2위에 위치하는 등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사직 두산전부터 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하위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해줬다.

9일 사직 KIA전에서는 한 경기 3안타를 터트렸고, 11일 사직 NC전에서도 5-5 동점이던 8회초 결승타를 터트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다음날에는 팀의 득점 2점을 혼자 책임지며 3연승에 일조했다.

최근의 모습은 전민재 본인도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기록이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나도 신기하다"며 "프로뿐만 아니라 야구 인생을 통틀어서도 초등학교 때 이후 이렇게 잘한 적은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롯데 전민재가 11일 사직 NC전에서 8회초 역전타를 터트리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민재가 11일 사직 NC전에서 8회초 역전타를 터트리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렇다면 대체 전민재의 맹타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그는 "물론 좋긴 하지만, 감이 좋다기보다는 자신감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계속 자신감 있게 타석에 임할 생각이다"고 했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빗맞은 타구도 안타가 되고, 이것이 더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결국 경기에 꾸준히 나가면서 그런 자신감도 생겼다. 전민재는 시즌 출발을 백업으로 시작했지만, 주전 3루수 손호영이 다치면서 그 자리를 채웠고, 이제는 박승욱이 가지고 있던 유격수 역시 본인이 가져왔다. 그는 "(3루수로 나선) 그 시점부터 감을 잡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얘기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전민재는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그는 유격수 주전 자리를 꿰찬 후 연이어 좋은 수비 장면을 선보이며 박수를 유도하고 있다. 전민재는 "수비 역시 기술보다는 생각을 많이 바꾸려고 한다. '나 자신을 믿자. 나를 못 믿으면 누가 믿나'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특히 어려운 타구를 잡아 불안정한 자세에서도 송구가 제대로 이어지고 있는데, 전민재는 "감독님이 캠프 때 '폭투 치더라도 강하게 던져라'라고 주문하셔서 그 생각으로 강하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전민재의 수비 장면.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민재의 수비 장면.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다만 김 감독은 전민재의 수비에 대해 호평하면서도 가끔씩 아쉬운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수 본인은 이에 대해 "그런 플레이들은 내 자신과 타협하면서 나를 낮추다보니 나오고 있다"며 "결과를 먼저 생각했다. '타구가 왔을 때 놓치면 어쩌지' 이런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그는 "지금은 그런 생각이 거의 안 들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민재는 지난해 11월 두산 베어스와 롯데의 3대2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전민재와 투수 정철원(26)이 롯데로 건너왔고, 외야수 김민석(21)과 추재현(26), 투수 최우인(23)이 두산으로 이적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메인 칩은 신인왕과 국가대표 출신 불펜 정철원, 그리고 1라운더 외야수 김민석이었다. 그렇지만 세간에서 '초대형 트레이드'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 거래에서 전민재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초대형 트레이드의 한 축이 됐다는 얘기가 있다'는 말에 전민재는 "원래 메인 트레이드는 (정)철원이와 (김)민석이었는데, 요즘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 좋다"며 웃었다.

전민재(왼쪽)와 정철원.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전민재(왼쪽)와 정철원.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함께 넘어온 동갑내기 정철원도 롯데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전민재는 "경기 전에도 서로서로 얘기한다. 철원이가 '민재야, 오늘도 가보자' 이런 식으로 서로 격려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철원이가 처음부터 워낙 잘해주고 있어서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전민재는 이적 초기인 올해 초 "혼자 밥을 먹고 있었는데, 옆자리에 계시던 어떤 분이 계산을 해주셨다"며 "'이게 롯데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그런 일이 없었을까. "요즘은 집 이외에 어디 갈 시간이 없다"고 말한 그는 "그래도 요즘 출퇴근길에는 많이 실감하고 있다. 부산의 야구 열기를 많이 느꼈다"고 했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전민재는 "작년보다는 올해 페이스가 더 빠르지만, 첫 번째로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민재. /사진=양정웅 기자
전민재.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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