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인생투' 10K→4⅔이닝 삭제→MVP 우뚝, 강심장 서울고 에이스는 '포스트 원태인'을 꿈꾼다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4.1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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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 박지성이 13일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 후 MVP를 차지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서울고 박지성이 13일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 후 MVP를 차지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서울고가 7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단연 박지성(18)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박지성은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를 상대로 4⅔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쳐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신장 190㎝, 93㎏의 건장한 체구를 지닌 박지성은 이번 대회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해 18이닝을 소화하며 15피안타 8볼넷 26탈삼진 7실점(6자책), 평균자책점(ERA) 3.00을 기록하며 3승을 팀에 안겼다.

특히나 결승전 활약이 돋보였다. 3회초 1사에서 박진권에게 배턴을 넘겨 받은 박지성은 이후 4⅔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다.

140㎞ 중반대 직구와 예리한 각으로 떨어지는 커브와 체인지업 등을 바탕으로 마산용마고 타자들을 제압했다. 5회엔 선두 타자 김창헌에게 삼진을 잡아내고도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를 허용했으나 이후 세 타자를 KKK로 돌려세우며 한 이닝 4탈삼진이라는 진기록까지 연출했다.


4회 2사에서 김주오에게 안타를 맞고 도루와 포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내보냈으나 최민상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에서 벗어났고 투구수가 많아진 7회에도 최민상에게 안타를 맞고 야수 실책으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를 범타로 막아낸 뒤 8회부터 이호범에게 공을 넘겼다.

타선은 출루할 때마다 도루나 희생번트를 시도하며 짜내기로 4이닝에 걸쳐 4점을 냈다. 단연 마운드의 힘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김동수 감독도 우승 직후 스타뉴스와 만나 "(박)지성이를 짧게 쓰려고 했는데 워낙 잘 던져서 오래 끌고 갔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며 "원래 직구 스피드가 143㎞ 나오는데 조금 더 나왔으면 좋겠지만 운영을 워낙 잘하는 투수다. 지성이가 잘 던져줘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박지성(왼쪽)이 우승 직후 시상식에서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으로부터 MVP를 수상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박지성(왼쪽)이 우승 직후 시상식에서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으로부터 MVP를 수상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전인환 투수코치는 "멘탈이 상당히 좋은 투수다. 대회를 진행하면서 점점 경험이 쌓이고 자기만의 공을 결승에서도 던질 수 있을 만한 능력이 생겨났다"며 "구속만 조금 더 끌어올리면 훨씬 더 좋은 투수가 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지성에게도 잊지 못할 경기였다. 대회 최우수선수상(MVP)과 우수투수상을 석권한 주말리그 때 12탈삼진을 기록했던 적이 있었지만 결승전이라는 중압감이 다른 경기에서 만들어낸 기록이기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뒤에 (김)지우라는 잘 던지는 투수가 있었기에 너무 오래 던지려고 하기보다는 매 타자를 상대로 전력투구를 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그만큼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공 던지는 게 좋아서 많이 던지고 싶어한다"며 10탈삼진의 비결에 대해선 "제구력과 변화구가 좋다보니 삼진이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은 우박이 쏟아지는 궂은 날씨로 인해 경기가 몇 차례나 중단됐다가 재개될 만큼 특히 투수에겐 제 경기력을 펼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지성은 "크게 영향은 없었다. 트레이닝 코치님과 몸을 열심히 풀고 올라가니까 괜찮았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벌써부터 가을에 펼쳐질 KBO 신인 드래프트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박지성은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과 좋은 제구력, 평균 이상의 변화구 구사 능력이 장점"이라고 어필하며 "항상 자신감은 갖고 있고 더 노력해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롤 모델은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이다. "뛰어난 변화구와 제구력,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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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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