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하면 두산 전승' 승리 요정 유니폼은 항상 흙투성이, 도루왕은 '왜' 포기를 모르고 1루로 내달렸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4.1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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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조수행.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조수행.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지난해 64도루로 두산 베어스 구단 신기록을 갈아치운 'KBO 도루왕' 조수행(32)의 유니폼은 성할 날이 없다. 매번 깨끗하게 세탁해놓아도 한 번 나갔다 오면 더럽혀지기 일쑤다.

하지만 조수행의 유니폼이 더럽혀지면 오히려 두산에는 좋은 징조다. 15일 경기 전까지 두산은 조수행이 출루한 경기는 어떻게든 이겨왔다. 안타 하나 없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던 지난 3일 잠실 키움전이 그러했고, 대주자로 출루해 볼넷과 함께 2득점을 해냈던 4일 부산 롯데전도 그랬다. 대주자로 나와 도루까지 성공했던 6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두산이 일요일 17연패라는 껄끄러운 기록에서 탈출하기도 했다.


또 한 번 두산을 승리로 이끈 8일 잠실 한화전은 그 백미였다. 5회초 조동욱을 상대로 때린 2구째가 1루수 쪽으로 향했다. 보통 포기할 법했지만, 조수행은 달랐다. 1루까지 전력 질주해 접전을 만들었고 끝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양 팀이 5-5로 맞선 연장 11회말에서는 번트 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정수빈의 안타, 김기연의 결승타가 터지면서 짜릿한 1점 차 역전극이 되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조수행은 외야 이곳저곳에 몸을 날리기 바빴다.

개막 직전 당한, 뜻하지 않은 부상이 그를 더 절박하게 했다. 최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조수행은 "개막전 때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 팀 경기를 TV로만 봤는데, 꽤 고전하고 있었다. 볼수록 몸이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이라도 빨리 1군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낫는 데만 집중했다"고 약 한 달 전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복귀해서도 내가 경기에 나갈 때만큼은 팀에 보탬이 되려고 했다. 조금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팬분들도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 그런 간절함이 실제 플레이로도 나온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 조수행(왼쪽). 그의 유니폼은 항상 흙투성이로 깨끗할 날이 없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조수행(왼쪽). 그의 유니폼은 항상 흙투성이로 깨끗할 날이 없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조수행은 노암초-경포중-강릉고-건국대 졸업 후 201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아쉬운 타격과 수비로 오랜 기간 주전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프로 9년 차인 지난해,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130경기에 출전해 64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빛을 봤다.

조수행은 "솔직히 지난해 도루왕도 내가 하고 싶어서 이룬 것이 아니라 운이 따랐다. 예나 지금이나 내 목표는 시즌 끝까지 다치지 않고 완주하는 것이었다. 지난해도 포스트시즌 막판 다쳐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올해는 시작부터 다쳐서, 복귀한 지금부터는 정말 안 아파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추재현의 부상 이탈로 모처럼 선발 복귀한 13일 잠실 LG전에서도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두산의 4연패 탈출에 보탬이 됐다. 도루왕을 차지한 다음 해에도 여전히 그의 자리는 4번째 외야수지만, 조수행은 단 한 가지만 바라봤다.

조수행은 "사실 야구는 경기 수가 많기 때문에 주전 선수들이 언제나 100%의 몸 상태로 할 수 없다. 당연히 뒤에 나가는 선수들은 혹시 모를 상황을 항상 준비해야 하고 (추)재현이가 빠진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늦게 온 만큼 팀에 더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이젠 정말 더 다치지 않고 시즌 끝날 때까지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 조수행이 1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두산 조수행이 1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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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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