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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 김지우가 13일 이마트배 우승 후 개인상 트로피 2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흐근 기자 |
서울고가 7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놀랍게도 투타 핵심에 2학년 김지우(17)가 있었다.
김지우는 지난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를 상대로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김지우는 투타에서 맹활약했다. 타자로서는 7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0.348(23타수 8안타) 1홈런 7볼넷 3삼진 3도루 10타점 5득점, 출루율 0.484, 장타율 0.478, OPS(출루율+장타율) 0.962로 맹타를 휘둘렀다. 고의4구는 4개로 전체 1위였다. 그만큼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였고 타점상과 함께 수훈상까지 차지했다.
투수로서 활약도 돋보였다. 전체 7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해 11⅔이닝 동안 4피안타 5볼넷 1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에 2승을 안겼다.
우승 후 스타뉴스와 만난 김지우는 "전국대회 우승은 처음이다. 오랜 만에 결승이었고 긴장을 많이 했는데 우승해서 정말 좋다"며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학교 때부터 남다른 재능으로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던 김지우는 웬만한 고3 선배들에 비해 벌써부터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도류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선수라는 점도 시선을 모은다.
전인환 서울고 투수 코치는 "몇몇 스카우트 분들은 투수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을 하시기도 하더라"며 "조금만 다듬으면 프로에 가서 마무리를 해도 박영현(KT)과 같은 공을 던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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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왼쪽)가 타점상을 수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전인환 코치는 "지우는 둘 다 장점이 워낙 크다. 어떤 걸 해도 잘 될 것이다. 제 생각엔 프로에 가서 둘 다 해도 잘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투타를 겸하는 선수가 많은 고교야구 특성상 '고교생 오타니'라 불리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프로에서 이도류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긴 어렵다. 김지우도 이러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둘 다 하면 너무 좋겠지만 하나만 해야 한다면 타자가 더 자신 있다. 아무래도 타자를 메인으로 하고 투수를 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BO에선 롤 모델로 김도영(KIA)를 꼽았다. 김도영은 현재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지난 시즌 가장 핫했던 타자다. 특별한 인연도 있다. 광주의 트레이닝 센터에서 함께 훈련했다는 것. 김지우는 "같이 운동도 해봤는데 톱클래스인데도 운동을 할 때 빠지는 것 없이 열심히 하시더라. 최대한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같이 운동하면서 소소한 대화도 나누고 타격에서 궁금한 것도 물어봤다"고 말했다.
프로 지명까진 아직 1년 반 가량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대성할 싹이 보인다. 실력은 물론이고 멘탈과 인성 모두 훌륭하다는 평가를 듣기 때문이다. 전인환 코치는 "멘탈이 워낙 좋고 인성도 뛰어나다"며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충분히 전체 1번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