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적 포기→母 나라 한국 선택→태극마크... '혼혈 선수' 캄파냐 리 "한국식 이름 생각 중, 선짓국 좋아한다" [부산 현장인터뷰]

부산=이원희 기자 / 입력 : 2025.04.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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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취재진 인터뷰에 임하는 제라드 캄파냐 리. /사진=이원희 기자
경기 후 취재진 인터뷰에 임하는 제라드 캄파냐 리. /사진=이원희 기자
스페인-한국 혼혈 선수인 제라드 캄파냐 리(21·404위)가 부산오픈 데뷔승을 거뒀다.

캄파냐 리는 15일 부산 스포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비트로 부산오픈 챌린저대회(총상금 20만 달러)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트리스탄 스쿨케이트(120위·호주)를 2-1(6-4 3-6 6-3)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8강 상대는 제이슨 쿠블러(372위·호주)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인 캄파냐 리는 2020년 스페인 국적을 포기,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선택했다. 2022년 ITF 춘천 이덕희배 국제주니어대회에서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출전했다. 이덕희배 우승을 거머쥔 캄파냐 리는 세계 주니어 랭킹 3위로 주니어를 마친 뒤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에 데뷔했다. 그해 안성에서 열린 ITF 대회에서 첫 프로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덕분에 캄파냐 리는 세계 랭킹이 1352계단이나 상승해 남녀 프로선수 통틀어 가장 많이 랭킹이 상승한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캄파냐 리는 지난 2월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활약했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부산오픈 데뷔전에서도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캄파냐 리는 "바람이 많이 불었고 상대가 쉬운 선수는 아니었다. 플레이를 잘한 것 같다"면서 "경기를 할 때는 상대 선수의 랭킹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하던 대로 했다. 상대 랭킹을 신경 쓰면 경기가 어려워진다. 한 포인트씩 집중했다"고 되돌아봤다.


이날 한국 팬들은 캄파냐 리를 향해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캄파냐 리는 "한국 팬들이 많은 응원을 주셨다. 어려운 시점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한국을 향한 사랑이 엄청나다. 앞으로 한국식 이름도 지을 예정이다. 캄파냐 리는 "지금 이름이 너무 길어서 한국식 이름을 생각 중"이라면서 "현재 대표팀 동료 남지성이 저를 '라드'라고 부른다"고 하하 웃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도 많다. 캄파냐 리는 "(한국 음식은) 다 먹는다"면서 "순댓국, 돼지국밥 등 국물 음식을 잘 먹는다. 선지해장국도 좋아한다. 한국 식당은 스페인과 달리 기본 반찬을 많이 주는데 계속 먹는다"고 미소를 지었다.

경기에 집중하는 제라드 캄파냐 리. /사진=부산오픈챌린저조직위원회 제공
경기에 집중하는 제라드 캄파냐 리. /사진=부산오픈챌린저조직위원회 제공
탄탄한 체구와 포핸드가 장점인 캄파냐 리는 클레이 코트가 많은 스페인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클레이 코트를 선호해왔다. 지난 해 출전한 30개 챌린저 대회 모두 클레이 코트일 정도로 코트 편식이 심했다. 하지만 최근 마음을 바꿔 하드코트 대회 출전을 늘리기로 했다. 캄파냐 리는 올 시즌 데이비스컵을 포함해 총 6개 대회 모두 하드코드 대회로 선택했다.

하드코트에 대해선 "지난 데이비스컵에서는 많이 힘들었지만, 대표팀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잘할 수 있었다"면서 "서브를 보완하려고 한다. 하드코트에선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캄파냐 리는 홍성찬(국군체육부대)에 이어 한국 남자 선수 랭킹 2위에 올랐다. 올해 감격적인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캄파냐 리는 "대표팀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 처음엔 걱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대표팀 동료들이 모두 편하게 잘해줘서 좋았다. 감독님, 코치님도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편하게 대해주셔서 잘할 수 있었다. 책임감도 많이 들고, 부담감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더 잘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제라드 캄파냐 리의 세리머니. /사진=부산오픈챌린저조직위원회 제공
제라드 캄파냐 리의 세리머니. /사진=부산오픈챌린저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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