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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카디네스(오른쪽)가 아내, 갓 태어난 아기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카디네스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카디네스는 "미국에도 (분유 버프와) 비슷한 말이 있다"며 "직역을 하면 '아빠의 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게 나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디네스는 지난 6일 NC 다이노스전을 마친 뒤 이튿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에 있는 아내의 출산을 함께 하기 위해서다. 지난 10일 딸 아이 탄생의 순간을 지켜 본 카디네스는 가족과 이틀의 시간을 보낸 뒤 아쉬움을 안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카디네스는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나와 아내가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다리가 엄청 긴 큰 아이가 태어났다. 나나 아내 모두 상당히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기뻤고 사람들이 말하는 그 표현이 어떤 말인지 알게 됐다"며 "기저귀 값이랑 분유값을 벌어야 해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줬던 카디네스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으나 7경기 만에 부상으로 인해 교체됐던 그는 시즌을 앞두고 키움의 부름을 받았다. 부상에 대한 의문이 여전했으나 올 시즌 13경기에서 타율 0.333(45타수 15안타) 3홈런 16타점 7득점, 출루율 0.448, 장타율 0.556, OPS(출루율+장타율) 1.004로 맹타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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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직접 안고 돌보고 있는 카디네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팀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도 있었다. 카디네스는 "내가 빠져서 팀이 약해졌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야구는 투수와 타자, 수비의 역할 삼박자가 다 이뤄졌을 때 이길 수 있는 스포츠"라며 "돌아왔으니 팀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언제든지 해내려고 노력을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한 어깨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카디네스지만 전날 미국에서 돌아온 만큼 이날은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시차 등을 고려하면 휴식을 줄 수도 있지만 그럴 만한 여유는 없었다. 카디네스 또한 "조금 몸이 피곤하긴 한데 의무감에서 비롯돼 라인업에 올라갔다기보다는 야구가 하고 싶었고 팀을 위해서 뛰고 싶었다"며 "그런 것들 때문에 라인업에 올랐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산 휴가를 떠나기 전의 경기 감각을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미국에 가자마자 아내 곁을 지키며 병원에만 있었고 출산 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카디네스는 "야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겨를이 없었다"며 "가족들과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가 벌써부터 눈에 밟히는 카디네스다. "엄청나게 그립다. 아내가 미국이 아니라 한국 숙소에 두고 야구장에 나와 있더라도 많이 그리울 것"이라는 카디네스는 "그만큼 너무나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어 신께 감사하다. 의사를 통해 아기가 해외로 나갈 수 있게끔 필요한 것들을 모두 마치고 출국해도 괜찮다고 하면 바로 데리고 한국으로 오게끔 할 것"이라고 전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첫 자녀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세리머니는 없을까. 카디네스는 "일단 기다려달라"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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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루벤 카디네스가 15일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