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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창민 LG 타격코치. /사진=LG 트윈스 제공 |
LG 트윈스 염경엽(57) 감독이 괜한 말을 한 것이 아닌 것 같다. 모창민(40) LG 1군 타격코치의 일대일 핀포인트 지도의 효과가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염 감독은 지난달 25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사실 나는 '뻥 야구(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를 좋아한다. LG에 처음 왔을 때도 그렇고 (투수 친화적인) 홈에서는 디테일한 경기, 원정에서는 뻥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도 최근 2년간 했던 것 중에 가장 장타력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게 하는 2연전이었다"며 "모창민 타격코치 칭찬을 많이 해달라"고 특별히 언급했다.
당시 LG는 3월 28~29일 창원 NC전에서 상대 외국인 원투펀치를 상대했음에도 장·단 25안타로 22점을 올리고 홈으로 돌아온 뒤였다. 염 감독은 그 이유로 "지난해 우리 팀이 장타력이 안 나오니까(리그 홈런 9위) 타격 포인트를 볼 하나 정도 앞으로 올 수 있게끔 훈련 매뉴얼을 만들었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타자 한 명, 한 명씩 디테일하게 살피면서 각자의 루틴을 고려한 매뉴얼이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가 조금씩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두는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뒀을 때 장점은 빠른 직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 좋아지고 비거리가 늘어난다. 대신 조금 더 정확한 선구안이 필요로 한다. 무작정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면 헛스윙이 남발되기 십상이다. 반대로 포인트가 뒤에 있다면 조금 더 변화구 판단에 용이하다. 하지만 공을 좀 더 보는 만큼 충분한 스윙 궤적이 만들어지지 않아 장타 생산이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선수마다 장점이 다르기에 각자에게 맞는 타격 포인트도 다르다.
더욱이 LG는 KBO리그에서 가장 투수 친화적인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어 매년 홈런 및 장타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 모창민 코치는 김재율(36) LG 1군 타격 보조 코치와 함께 이 부분을 함께 고려해 지난해 시행착오를 거치며 매뉴얼을 만들었다. 여기에 선수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노력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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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단이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LG 이영빈이 모창민 코치)맨 왼쪽)에게 타격에 대한 칭찬을 듣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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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문성주(오른쪽)가 8회말 1사 2,3루에서 주자일소 2타점 작시 2루타를 날리고 출루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그 이후로도 LG는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16일 LG가 12-2로 완승을 한 잠실 삼성전이 대표적이었다. LG는 이 경기로 4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 16승 3패로 2위 KT 위즈(10승 1무 8패)와 격차를 5.5경기로 벌렸다.
이날 임찬규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 LG는 홍창기(우익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문성주(지명타자)-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신민재(2루수)로 타선을 구성했는데, 그야말로 삼성 마운드를 난타했다.
가장 빛난 건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3득점의 박동원이었지만, 다른 타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오스틴 딘과 문성주 외에 선발 타자 7명이 모두 타점을 올렸다. 타점을 기록하지 못한 오스틴과 문성주조차 각각 3타수 무안타 2볼넷 1득점, 3타수 무안타 4볼넷 3득점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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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지난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문정빈이 모창민 코치 지도하에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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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동원이 2회말 2사 1루에서 동점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그렇다 보니 10개 팀 중 타격 성적도 단연 압도적이다. 16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LG는 팀 타율 0.285, 20홈런 114타점, 출루율 0.382 장타율 0.429, OPS(출루율+장타율) 0.811을 기록 중이다. 타율,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모든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은 21개의 삼성에 이어 리그 2위 기록이나, 삼성이 홈 20개, 원정 1개인 데 반해 LG는 홈 12개, 8개로 고른 분포를 보인다.
강력한 팀 타선에 주전 포수 박동원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동원은 "아직 너무 이르지만, 가끔 우리끼리 2023년 우승할 때보다 올해가 더 좋은 것 같다고 한다. 분위기도 훨씬 좋고 성적도 좋다. 장난으로 지금 기세면 뉴욕 양키스도 이길 수 있겠다고 농담한 적도 있다. 양키스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지금 우리 팀 분위기가 단단하고 좋다는 뜻"이라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