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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전문가 패널을 대상으로 한 2025시즌 초반 파워랭킹을 공개했다. 이정후는 초대형 스타들이 즐비한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MLB닷컴은 '아깝게 탈락한 스타'로 이정후의 이름을 언급했다.
MLB 전체에서 총 10명의 타자를 선정했고 이외 5명의 선수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정후가 현지에서 15번째 안에 꼽힐 만큼 핫한 스타라는 의미다.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뛰며 통산 타율 1위(0.340)에 오른 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1601억원)에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37경기만 뛰고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고개를 떨궜다. 지난해 타율은 0.262(145타수 38안타), OPS(출루율+장타율)은 0.641에 불과했다.
부상을 완벽히 털어냈지만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 있었다. 그럼에도 현지에선 이정후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다. 팬그래프닷컴은 자체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이정후가 내셔널리그(NL)에서 타격 2위(타율 0.294)에 달하는 기록을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고 MLB닷컴은 이정후를 타격왕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밥 멜빈 감독의 신뢰도 상당했다. 지난해 1번 타자로 나섰던 이정후를 3번에 기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근거는 분명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빅리그 최상위권 컨택트 능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1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5 MLB 홈경기에서도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루타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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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를 날리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팀 내 최고 인기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팀 내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타율, 최다안타, 득점, 장타율, OPS에서 1위에 올라 있다. 2루타는 MLB 전체에서도 단독 1위를 차지하고 있고 NL에서 득점 2위, 장타율 3위, 타율 5위, OPS 4위, 최다안타 공동 6위를 마크하고 있다.
MLB닷컴은 "최근 상위 10위에 든 선수는 프리시즌 명단에 있던 5명과 올 시즌 가장 놀라운 활약을 펼친 젊은 선수 1명을 포함한 신예 5명으로 나뉜다"고 했는데 이정후도 이에 준하는 성적을 거둔 것이다.
이정후도 충분히 10위 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만 평가 기준에서 불리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파워랭킹을 선정하는 공식을 소개하며 최근 성적과 시즌 전체 성적, 365일 동안의 성적을 모두 고려한다고 밝혔다. 물론 최근 성적과 시즌 성적이 더 높은 가중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단 37경기에 그쳤던 이정후는 지난 1년 동안의 성적에선 경쟁자들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경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1위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차지했다. 타율은 빅리그 유일 4할 타율인 0.409(66타수 27안타)에 달하고 7홈런 21타점, OPS 1.322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2위는 피트 알론소(메츠), 3위는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차지했다. 여기까지는 이정후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게 충분히 납득이 간다.
그러나 뒤를 이은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카일 터커(시카고 컵스), 타일러 소더스트롬(애슬레틱스), 소토 등에는 결코 밀리지 않는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소토는 타율 0.231(65타수 15안타) 3홈런, OPS 0.798로 다소 아쉬운 스탯을 기록 중이다. 이정후가 아쉽게 톱10에서 밀린 이유가 지난 1년 간의 성적 때문이었다는 게 더 확실해지는 대목이다.
이러한 활약을 이어간다면 톱10 진입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동안의 데이터가 누적되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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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오른쪽)가 엘리엇 라모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