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아니면 다른 지역 가야한다" 강원FC ACL 홈경기 어쩌나... 춘천시와 깊어지는 갈등

이원희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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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 /사진=강원FC 제공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 /사진=강원FC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와 춘천시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홈경기를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강원FC는 "다시 한 번 춘천시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한다"면서 춘천시 입장문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을 18일 밝혔다.


지난 해 강원은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뒀다. ACL 출전 티켓도 따냈다. 하지만 강원FC는 ACL에서 사용할 홈 경기장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현재 강원FC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강릉과 춘천은 ACL 홈경기 개최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강원FC와 춘천시는 홈경기 사용을 놓고 협의에 나섰으나, 문제가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강원은 지난 17일 'ACL 홈경기 개최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시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는 "춘천시에 진정으로 개최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 강원FC는 춘천시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 전해 들어야 했다. 강원FC는 춘천시와 협의 및 ACL 강원도 내 개최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춘천에서 홈경기 개최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혀주셔야만 강원FC는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촉구했다.

또 김병지 대표이사는 "이번 사안은 춘천시가 언급한 축구전용구장과 전혀 관련이 없다. 의지의 문제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만약 춘천시가 ACL의 개최 의사가 없다면 내년도 K리그1 개최 의지가 있는지도 구단에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발언했다. 2025시즌 K리그1 강원FC 홈경기에서 춘천 개최를 배제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김병지 대표이사는 '제3지역 등 타도시에서의 ACL 홈경기 개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내외에서 경기 불가 판정을 받아 제3지역에서 경기를 치른 사례가 있다. 춘천이 불가하다면 타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자 춘천시도 곧바로 반박했다. 강원FC가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춘천시는 보도자료를 내고 "강원FC의 구체적 계획과 대책을 듣기 위해 지난 15일 실무회의를 제안했다. 다음 날인 16일 열린 첫 실무회의에서야 'ACL 춘천 홈경기 검토' 자료를 처음 공유받았다. 해당 회의는 유일한 실무협의였으며, 이후 2차 회의 일정은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원FC는 기자회견을 단독으로 개최했다"고 비난했다.

또 춘천시는 "ACL과 직접 관계되지 않는 관중수, 시즌권 판매량, 경기장 관리 등을 비교한 것은 그간 강원FC 붐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춘천시와 시민들을 폄훼한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 김병지 대표이사는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시의 언론 브리핑 장면. /사진=춘천시 제공
춘천시의 언론 브리핑 장면. /사진=춘천시 제공
이후 강원FC와 춘천시는 서로의 입장을 반박하고, 다시 반박하며 더욱 대립하고 있다.

강원FC는 춘천시의 반박문 이후 "ACL 개최 불가에서 협의로 입장을 바꾼 것은 춘천시"라면서 "강원FC는 춘천시의 개최 불가 공문을 받은 이후 강원도 내 개최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9일 다시 한번 공문을 보냈다. 강원FC는 11일까지 답변을 회신해주길 요청했지만 춘천시는 응답이 없었다. 14일에야 공문을 통해 실무회의를 제안했다. 다수의 언론 보도가 나오자 회의를 제안했다. 16일 실무회의에서 춘천시는 개최에 관련된 사실 파악 외에 추경이 끝나 개최 분담금 지급이 어렵고 시설 개선들이 예정돼 해당 문제들이 먼저 해결돼야 개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22년,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3년에 대한 홈경기 개최지 신청을 받을 때 춘천시는 구단이 내건 기준과 제출 기한을 지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FC는 도민 화합의 관점에서 춘천시에서도 홈경기가 열릴 수 있게끔 협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원FC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춘천시의 명확한 의지 표명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전제조건이 해결돼야 ACL 홈경기를 개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춘천시"라고 했다.

강원FC는 "ACL 홈 경기는 강원도 내에서 개최돼야 한다고 여기고 항상 성의 있게 협의에 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지난 첫 번째 실무회의도 처음 공문을 보낸 3월 28일 이후 19일 만에 춘천시가 원하는 날짜와 장소에서 진행했다. 구단의 입장과 설명은 다 했지만 앞으로도 춘천시에서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임할 것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구단은 규정대로 5월 2일까지 홈경기 개최 장소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임하는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 /사진=강원FC 제공
기자회견에 임하는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 /사진=강원FC 제공
이에 춘천시는 "내년도 K리그 춘천 개최 배제를 구단주 보고까지 거론한 것은 협의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현재 연간 7억 2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강원FC의 K리그 홈경기를 유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ACL 개최를 위해 추가되는 비용에 대해 행정적인 절차 문제로 반드시 검토가 선행되야 지자체의 입장을 핑계라고까지 표현했다"고 다시 반박한 상태다.

춘천시는 "ACL 경기를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면, 같은 경기장을 쓰는 구단(춘천시민축구단)의 일정 조정도 필연적인 협의 사항이다. 강원FC는 이에 대해선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며 "오히려 ACL 개최 필요성을 앞세워 지자체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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