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오면 승-승-SV-SV-SV' 꼴찌팀에도 'ERA 0.00' 무패 투수가 있다... "나가면 무조건 지키겠다"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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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주승우가 19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주승우가 19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음에도 이 투수가 등판하면 왠지 이길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다. 바로 마무리 2년 차 우완 투수 주승우(25)다.

송추초(의정부리틀)-영동중-서울고-성균관대를 졸업한 주승우는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2년의 시행착오를 거쳤고 지난해부터 마무리 수업을 받았다.


클로저 2년 차가 올해는 올라올 때마다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0, 5⅓이닝 1볼넷 4탈삼진으로 실점조차 없다.

대표적인 경기가 18일 고척 KT 위즈전이었다. 이날 키움은 1회 3점을 낸 뒤 이후 3점을 다시 주면서 9회초까지 3-3의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KT로서는 9회초 타순이 강백호-장성우-황재균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타선이었기에 역전을 기대해볼 만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9회 등판한 주승우는 강백호와 장성우를 최고 시속 150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를 섞어 연속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황재균과 승부에서도 슬라이더를 연거푸 던져 2B2S로 몰아넣더니 끝내 크게 떨어지는 포크로 헛스윙을 유도 삼진 처리했다.


키움 주승우가 19일 고척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주승우가 19일 고척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여기서 기세가 오른 키움은 9회말 2사에서 김태진의 좌익선상 2루타, 야시엘 푸이그의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4-3 승리를 거뒀다. 주승우의 퍼포먼스가 팀 승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걸 키움 홍원기 감독도 인정했다. 19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만난 홍 감독은 "우리는 홈경기 9회 동점 상황이면 마무리가 올라간다. 동점으로 끝내야 끝내기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주승우도 2년 차 마무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올라가 클로저답게 깔끔하게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호성적의 이유로 주승우는 이승호 키움 1군 투수코치의 조언으로 바꾼 슬라이더와 적극적인 스트라이크 존 공략을 꼽았다. 주승우는 "(18일 경기도) 무조건 막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타자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빠르게 승부하려 한 것이 유효했다. 컨디션도 좋다"면서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격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지난해보다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서 연습을 많이 했고 슬라이더 완성도도 조금은 올라왔다"고 말했다.

주승우는 성균관대 시절부터 슬라이더가 주 무기였다. 프로에 와서는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았지만, 지난해 이승호 투수코치가 알려준 새로운 그립과 궤적의 슬라이더를 다시 장착했다. 이승호 투수코치는 지난해 하영민(30)에게 자신이 현역 시절 알려줬던 포크 그립을 알려주면서 9승 투수로 키워낸 바 있다. 선수마다 맞는 그립을 알려준 것이 주효했던 것.

키움 주승우가 19일 고척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주승우가 19일 고척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주승우는 "대학 시절 슬라이더와 지금 슬라이더가 다르다. 지금은 스위퍼처럼 횡적인 움직임이 더 많은 슬라이더다. 전력 분석팀에서는 스위퍼라고 하는데, (김)재현이 형은 그냥 슬라이더라고 생각하고 던지라고 한다"라고 웃으면서 "비시즌에 던져봤는데 괜찮아서, 이승호 코치님이 봉인해뒀다 아껴 쓰자고 하셨는데 느낌이 좋아서 일단 던지고 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정후, 김혜성, 안우진이 떠난 후 사실상 리빌딩에 들어간 키움은 올해도 8승 16패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다행인 건 '절대 1강' LG 트윈스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팀이 서로 물리고 물리는 통에, 키움도 2위 한화 이글스와 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팀이 이길 가능성이 있거나 이기는 상황에서야 나서는 마무리로서는 아쉬울 법도 하지만, 주승우는 오히려 각오를 다졌다.

주승우는 "등판할 기회가 많이 없는 만큼 내가 나갔을 땐 더 확실하게 이닝을 지켜줘야 한다는 마음이다. 등판 기회가 많지 않지만, 올라가면 최대한 완벽한 피칭을 하려고 생각한다. 내가 팀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스프링캠프 때 말했던 30세이브와 가을야구에 대한 목표는 변함없다. 첫째로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하고 내가 다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세이브를 올리는 것이 두 번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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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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