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정철원의 묵직한 한마디 "강팀은 연패가 없다", 주간 5승 이끈 2이닝 역투→롯데 상승세 1등공신

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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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철원이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정철원이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 주의 마지막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기 위해 정철원(26·롯데 자이언츠)은 멀티이닝도 불사했다. 필승조의 투혼 속에 롯데 자이언츠는 초반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정철원은 21일 기준 14경기에 등판, 2승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 중이다. 12⅔이닝 동안 13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1.58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를 마크하고 있다.


홀드는 리그 공동 1위에 올라있지만, 나머지 지표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정철원은 기록에 담을 수 없는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 필승조가 대부분 사라진 현재 롯데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현재는 롯데가 연승을 달리며 이야기가 달라졌지만, 정철원이 7번째 홀드를 올렸을 때(11일 사직 NC전)만 해도 팀의 승수와 정철원의 홀드 개수가 똑같았다. 그야말로 승리방정식이었던 셈이다. 6번의 연투와 1번의 3연투는 정철원의 투혼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2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도 그랬다. 롯데는 2회초 나승엽과 유강남의 홈런으로 3-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6회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해 3-3이 됐다. 정철원은 7회말 팀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 정철원이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정철원이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5구 만에 볼넷을 내준 정철원은 르윈 디아즈에게 하이 패스트볼로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이후 이창용에게 슬라이더만 4개를 던지다 마지막 시속 149㎞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그는 김헌곤까지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내 이닝을 마감했다.

롯데는 8회초 나승엽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1점 차 리드를 잡았다. 8회말에도 등판한 정철원은 첫 타자 김영웅을 150㎞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대타 김성윤의 기습번트 때 1루로 재빨리 송구했지만 내야안타를 허용한 그는 다음 타자 김지찬을 초구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정철원은 이재현마저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은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며 세리머니를 했다.

이날 정철원은 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9회말 올라온 마무리 김원중이 2명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세이브를 거두면서 정철원은 올 시즌 2번째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팀도 시즌 전적 13승 11패 1무(승률 0.542)로 2위 한화 이글스와 0.5경기 차 4위를 지켰다. 경기 후 김태형 롯데 감독은 "불펜에서 정철원, 김원중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던졌다"며 칭찬했다.

승리 후 정철원은 "이번 주 롯데 모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서 팀 일원으로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오늘(20일) 경기를 잡으면 5승 1패로 좋은 페이스로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롯데 정철원이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8회를 마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정철원이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8회를 마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강팀은 연패가 없기 때문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서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한 정철원은 "다음 시리즈 홈에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정철원은 두산 베어스 시절 필승조로 활약한 선수다. 군 복무 후 2022년 1군에 데뷔한 그는 58경기(72⅔이닝)에서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듬해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지난해 다소 흔들렸던 정철원은 시즌 후 3대2 트레이드(두산 정철원, 전민재↔롯데 김민석, 추재현, 최우인)를 통해 팀을 옮겼다. 롯데는 2023년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뽑은 외야 유망주 김민석을 내주면서까지 정철원을 잡았다.

그리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롯데는 스프링캠프 기간 팔꿈치 인대 부상을 당한 최준용이 여전히 재활 중이고, 구승민 역시 1경기 등판 후 구위 회복을 위해 2군에서 '두 번째 캠프'를 치르고 있다. 베테랑 김상수마저 지난해의 구위가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정철원은 김원중과 함께 구원진을 지키고 있다.

잦은 등판에 지칠 법도 하지만, 정철원은 "자주 등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칭찬이고, 동기부여이다"라며 개의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아직 체력적인 부담은 전혀 없고, 언제든 감독님이 부르시면 올라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롯데 정철원이 이닝을 마친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정철원이 이닝을 마친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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