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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오원석이 22일 SSG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오원석(24·KT 위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과거의 사령탑이자 적장은 이렇게 말했다. 뒤이어 제구 문제를 언급하며 그 부분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오원석은 적장의 우려를 현실화시키며 비수를 꽂았다.
오원석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0구를 던져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2-2로 맞선 6회초까지 투구 후 임무를 마쳤는데 6회말 팀 타선이 결승점을 뽑았고 결국 트레이드 후 친정팀과 첫 대결에서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특별한 선발 매치업이었다. 김광현을 우상으로 여기며 자란 오원석은 2020 신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했다. 이후 꾸준한 기회를 받았으나 잠재력을 제대로 터뜨리지 못했고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불펜 투수 김민과 1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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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이 경기를 앞두고 원정 더그아웃 쪽으로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고 있다. |
원정 더그아웃 쪽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한 오원석은 1회초 최지훈에게 안타를 맞고 도루까지 허용했으나 김성현과 오태곤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한유섬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후 5회 2사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2-0으로 리드를 지켜나갔다.
5회와 6회 위기도 있었다. 특히 5회엔 2사에서 하위 타순인 최준우와 석정우를 상대로도 제구가 흔들리며 연속 볼넷을 내줬다. 이숭용 SSG 감독이 말한 안 좋을 때의 패턴이 반복되는 듯 했다. 조형우에겐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그러나 이내 안정을 찾았다. 1번 타자 최지훈에게 공격적으로 카운트를 잡았고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2루타 2개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으나 장성우가 3루 도루를 시도하는 오태곤을 잡아냈고 오원석은 한유섬과 박성한을 범타로 잠재우며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타선도 힘을 보탰다. 6회말 3점을 추가하며 단숨에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오원석은 시즌 3번째 승리(1패)를 챙길 수 있었다.
자신의 약점을 명확히 알고 있는 친정팀을 상대로 완전히 다른 투구를 펼쳤다. 오원석은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고 90구 중 63구, 70%가 스트라이크 존에 꽂혔다. 최고 시속 146㎞를 찍은 직구를 42구 던졌고 슬라이더 21구, 체인지업 20구, 커브 7구를 던졌는데 모두 결정구로 쓸 정도로 원하는 곳에 찔러 넣어 SSG 타자들을 압도했다. 커브로 가장 많은 4개의 삼진을, 직구로 2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하나씩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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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이 SSG전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오원석은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 몰랐다. 막상 만나니까 너무 지기 싫었고 너무 이기고 싶었다. 그래서 이겨서 좋다"며 6회말 역전 순간에 대해선 "(김)민혁이 형이 쳤을 때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참고 있긴 했는데 너무 좋았고 고마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구종으로 참석자 김광현보다 효율적인 투구를 펼쳤다는 이야기엔 "그건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치며 "어차피 로케이션이나 리드는 (장)성우 선배님이 알아서 잘해주시니까 저는 성우 선배님을 믿고 따라서 했다"고 설명했다.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을 때를 떠올린 오원석은 "첫 경기 때처럼 계속 공이 안 들어갔다. 공을 밀어서 던지는 느낌이 들어서 '그때처럼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중요한 것만 떠올리며 '똑같이 세게 던지자'는 생각으로 던졌고 그러다보니 잘 풀렸다"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KT는 탄탄한 선발의 힘을 앞세워 단독 2위까지 떠올랐다. 오원석은 홀로 5경기에서 27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1패 평균자책점(ERA) 3.29로 5선발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오원석은 "다른 건 모르겠고 다들 너무 많이 도움을 준다. (고)영표 형도 그렇고 (소)형준이랑도 많은 얘기를 한다"며 "코치님들도 너무 저에게 잘해 주시니까 그래서 저도 덩달아 힘을 받아서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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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오원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