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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2014년 9월 바티칸에서 디에고 마라도나를 만난 모습. /AFPBBNews=뉴스1 |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는 열혈 축구 팬이었던 교황 프란치스코의 선종을 추모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그의 고향 팀인 아르헨티나 산 로렌조 클럽의 열렬한 팬이었다. 산 로렌조 클럽은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교황은 단순히 한 명의 산 로렌조 팬이 아니었다. 그는 항상 클럽의 일원이었다"며 그의 선종을 애도했다.
아르헨티나 언론 '부에노스아이레스 헤럴드'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946년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우승한 산 로렌조 클럽의 모든 경기를 관전했고 11명의 클럽 주전 선수들을 (교황 재직시에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고 그의 남다른 축구 사랑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14년 교황청이 위치한 바티칸 시국으로 같은 해 남미의 챔피언스리그로 불리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산 로렌조 클럽 선수단을 초청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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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성당에 놓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정 사진. /AFPBBNews=뉴스1 |
산 로렌조 클럽은 지난 해 팀의 오랜 팬인 교황 프란치스코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클럽의 새로운 홈 경기장의 이름을 프란치스코 스타디움으로 하겠다는 의사를 그에게 밝히기도 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같은 클럽의 의견을 수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아르헨티나 축구의 전설인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와 리오넬 메시(38·인터마이애미)와도 만남을 가졌다.
흥미롭게도 1978년과 1986년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지켜봤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2년 메시가 이끈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은 지켜보지 못했다.
그가 1990년에 더 이상 TV 시청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기 때문이다. 심장 질환이 있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23년 아르헨티나 매체 '라 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서 "TV 시청은 (나의) 심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2022년 월드컵 경기도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의 2022년 월드컵 우승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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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가운데)이 2013년 8월 아르헨티나-이탈리아의 친선 축구 경기를 하루 앞두고 바티칸에서 잔루이지 부폰(왼쪽·이탈리아)과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만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평소 프란치스코 교황을 존경했던 메시는 그의 선종 소식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었던 그에게 감사드린다"는 애도의 글을 남겼다.
그는 교황명을 '가난한 자들의 성자'로 불리는 '프란치스코'로 정했을 정도로 가난하고 소외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 같은 그의 신념과 행동은 가난한 이민자들의 땀과 꿈이 서려있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자화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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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