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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라이언 와이스, 코디 폰세,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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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라이언 와이스 투구 동작.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는 지난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총관중 1만 9376명)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8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15승 11패로 같은 날 SSG 랜더스에 패한 KT 위즈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기면서 한화 구단 역사에 남을 기록도 탄생했다. 지난 13일 문동주부터 시작돼 코디 폰세-와이스-류현진-엄상백-문동주-폰세-와이스로 이어지는 선발투수 8연승은 1986년 한화 구단 창단 이래 최초다. 종전 기록은 7연승이었고 모두 3차례가 있었다. 1988년 한희민-김용남-김홍명-한희민-이동석-김홍명-김용남, 1999년 정민철-이상목-정민철-이상목-정민철-구대성-이상목, 2001년 조규수-한용덕-이상목-조규수-송진우-한용덕-박정진이 그들이다.
오랜 기간 부침이 있었던 한화가 이젠 앞서가고 지킬 힘이 생겼다는 것을 뜻해, 이번 기록은 더 반갑다. 선발 8연승은 해당 기간 선발에게 승리 투수를 안겨줄 정도로 점수를 냈고, 선발은 최소 5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불펜은 그 리드를 무려 8경기 연속 지켜냈다는 의미다. 어지간한 투·타 균형이 아니고서야 달성하기 힘들다.
선발 7연승 자체는 올해 한화 이전에도 KBO에서 총 20팀의 21개 기록으로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들 중 모든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향한 건 아니었다. 선발 7연승에 성공한 20개 팀 중 1985년 삼성(2회), 1988년 빙그레(현 한화), 1997년 해태(현 KIA), 1999년 한화와 롯데, 2000년 두산, 2002년 삼성, 2009년 KIA, 2014년 삼성, 2016년 두산, 2023년 KT 등 총 11개 팀만이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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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문동주,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엄상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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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원투펀치 코디 폰세(왼쪽)와 라이언 와이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아직 30경기도 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2025년의 한화가 한국시리즈를 논하는 건 이르다. 다만 이번 8연승을 통해 왜 시즌 전 전문가들로부터 5강 후보로 평가받았는지 입증하고 있다. 특히 언제든 연패를 끊어낼 수 있는 외국인 원투펀치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대체 외인으로 합류해 1선발로 활약했던 와이스는 올 시즌 초반 좋지 않았다. 지난 4일 대전 삼성전까지 평균자책점이 6.89까지 솟구치며 불안함을 노출했다. 그러나 10일 잠실 두산전 7⅔이닝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 피칭을 시작으로 위력적인 투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매 경기 6이닝 이상 10개 이상의 삼진을 솎아내면서도 사사구는 거의 내지 않아 왜 자신이 1선발이었는지 구위로 증명하고 있다.
와이스는 이날 롯데전에서도 6이닝 동안 총 105개(스위퍼 57구, 직구 41구, 커브 6구, 체인지업 1구)의 공 중 78개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무사사구 피칭을 선보였다. 좌타자 몸쪽에도 낮게 떨어지는 스위퍼는 이날 와이스가 롯데 타자에게 끌어낸 20번의 헛스윙 중 15번을 책임지면서 결정구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 시즌 합류해 단숨에 에이스로 올라선 폰세는 더 말할 것도 없다. 8연승 기간뿐 아니라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으로 6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31, 39이닝 9볼넷 56탈삼진, 피안타율 0.212,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7로 리그 에이스로 발돋움하고 있다. 타선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8연승 기간 한화 타선 역시 팀 타율 0.312(269타수 84안타), 8홈런, OPS 0.889로 폭발적인 타격을 보이며 선발 투수들의 무거운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 소년 가장 노릇을 했던 '원조 에이스' 류현진으로서는 감개무량할 만하다. 돌아온 괴물은 이제 한층 가벼워진 어깨로 24일 롯데를 상대로 구단 최초 선발 9연승에 도전한다. KBO 적응을 마친 올해 류현진 역시 5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4, 28⅓이닝 5볼넷 19탈삼진으로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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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