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인→1+1 선발→대타→대체 포수'가 써낸 대역전극 'SSG 3연승 질주'... 사령탑이 활짝 웃었다 [인천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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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선수들이 25일 키움전 승리 후 모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선수들이 25일 키움전 승리 후 모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베테랑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됐고 주전 포수와 외국인 타자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메워야 할 자리가 너무도 많았지만 대체자들이 일을 냈다.

이숭용(54) 감독이 이끄는 SSG는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에 복귀한 SSG는 승패 마진을 플러스로 만들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열악한 상황에서 만들어낸 승리라 더욱 뜻 깊다. 이날 경기 전부터 시선은 지난해 타격왕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부상으로 SSG의 유니폼을 입은 일시 대체 선수 라이언 맥브룸(33)에게 쏠렸다.

맥브룸이 1회말 선제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맥브룸이 1회말 선제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지난 20일 SSG와 계약한 맥브룸은 24일 연습경기를 소화했다. 취업 비자가 발급됐고 25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2타석을 소화한 뒤 곧바로 인천으로 옮겨 경기를 준비했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전 ""2군에서 적응하느니 분위기가 좋을 때 불러 1군에서 빠르게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오늘 DH 3번으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맥브룸은 첫 타석부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직 완전히 시차적응을 하지 못했을 상황에서도 1회말 최지훈과 최준우의 안타로 차려진 무사 1,2루 밥상을 맛있게 해치웠다. 키움 선발 김선기의 바깥쪽 시속 141㎞ 직구를 밀어쳐 1타점 선제 적시타를 터뜨렸다.

마운드에선 송영진(21)의 활약이 빛났다. 이날 선발로 나선 박종훈은 1-0 리드에서 2회초 이주형에게 내야 안타, 3루수 실책으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고 김태진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불운도 있었기에 크게 문제 삼긴 어려웠지만 4회말 1사 후 하위 타선인 김태진과 김재현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게 뼈아팠다. 당초부터 송영진을 1+1 선발식으로 준비시켜뒀던 이숭용 감독은 83구를 던진 박종훈을 내려보냈다.

박종훈에 이어 등판한 송영진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박종훈에 이어 등판한 송영진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리고 송영진의 눈부신 역투가 펼쳐졌다. 4⅓이닝 동안 52구만 던져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완벽투를 펼쳤다. 키움 타선은 8회 2사까지 꽁꽁 틀어막혔다. 루벤 카디네스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곧바로 한두솔을 올려 위기를 지워냈다.

1-3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송영진의 안정감 넘치는 투구는 역전승의 밑거름이 됐다. 6회말 고명준과 박성한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한유섬이 안타, 조형우와 대타 오태곤이 연속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도 2회 수비에서 뼈아픈 실책을 저지른 석정우를 대신해 타석에 나선 김성현이 일을 냈다. 바뀐 투수 김성민을 상대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3-3 동점.

경기를 끝낸 건 주전 포수 이지영의 부상 이탈로 기회를 잡은 조형우(23)였다. 이지영에 밀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던 조형우는 이지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선발로 포수 마스크를 썼고 타석에서도 10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르던 터였다.

이날은 8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서 박윤성의 초구 시속 134㎞ 커터를 강하게 받아쳐 좌중월 결승 솔로 홈런으로 결승타를 장식했다.

6회말 대타 김성현(오른쪽)이 동점 적시타를 날리고 윤재국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6회말 대타 김성현(오른쪽)이 동점 적시타를 날리고 윤재국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체 선수들이 만들어낸 완벽한 승리였다. 이숭용 감독도 경기 후 빠뜨리지 않고 이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먼저 "(송)영진이가 중간에서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실점 없는 피칭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줬다"며 "야수 쪽에서는 맥브룸이 첫 경기임에도 첫 안타와 첫 타점을 기록했다. 첫 스타트가 좋다. 그리고 (김)성현이의 2타점 동점타가 경기 분위기를 바꿨고 그 영향으로 (조)형우가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결정적인 결승 홈런을 쳐줬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모두가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만든 3연승이다.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선제 타점의 주인공 맥브룸은 "너무 재밌었다. 이제 막 한 경기를 한 거지만 처음 경험해 보는 야구라 흥미로웠다. 야구는 어디나 다 똑같지만, 분위기는 달랐던것 같다. 인상적이었다"며 "나에 대한 높은 기대치는 항상 좋다"고 말했다.

송영진 또한 "팀이 연승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선발이 아니라는 게 아쉽지 않았냐는 질문에 "아쉽지 않다. 우리 팀 선발이 탄탄하고 선배님들 컨디션도 좋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서 빈자리를 메우고 싶다"고 전했다.

8회말 결승 홈런을 날린 조형우(가운데)가 동료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고 있다.
8회말 결승 홈런을 날린 조형우(가운데)가 동료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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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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