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은 오타니 전유물이 아니다, '금지약물 징계→하향세→천재타자 귀환' 페이스가 미쳤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지난 두 시즌은 그저 장타력을 갖춘 팀의 중심 타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올 시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다시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뽐내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5일(한국시간) "타티스 주니어가 다시 슈퍼스타처럼 활약하고 있다"며 그의 변화에 대해 조명했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해 초반부터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타티스 주니어는 2020시즌을 마친 뒤 14년 3억 4000만 달러(4895억원)의 초대형 계약으로 샌디에이고에 잔류했고 2021시즌 이듬해 130경기에서 타율 0.282(478타수 135안타) 42홈런 97타점 99득점 25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611, OPS 0.975로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거듭나는 듯 했다.

그러나 2022시즌을 앞두고 오토바이를 타다 교통사고로 손목 부상을 당한 데 이어 그해 8월 금지 약물로 규정된 클로스테볼이 검출돼 80경기 출전 정지까지 받았다. 2022년을 통으로 날린 타티스 주니어는 2023년 141경기 25홈런 OPS 0.771, 지난해 102경기 21홈런 OPS 0.832로 이전과 같은 괴력을 뽐내지 못했다.

타티스 주니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타티스 주니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24경기에서 타율 0.333(93타수 31안타) 8홈런 17타점 7도루 23득점, 출루율 0.406, 장타율 0.624, OPS(출루율+장타율) 1.030으로 내셔널리그(NL) 홈런 공동 2위, 타율과 장타율, OPS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지난 22일엔 MLB NL 이주의 선수로도 뽑혔다. 이는 2020년 8월과 2021년 4월 이후 개인 통산 3번째 주간 최우수선수(MVP) 수상이었다. 이러한 활약 속에 샌디에이고는 17승 8패, NL 서부지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7승 9패), LA 다저스(16승 9패)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MLB닷컴은 타석에서의 성숙함을 꼽았다. 지난해에 비해 타석에서 삼진 비율은 21.9%에서 15.1%로 줄었고 볼넷은 7.3%에서 11.3%로 늘었다. 나쁜 공에 잘 참아내는 능력이 생기다보니 그만큼 좋은 공에 타격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

타티스 주니어는 "나는 더 성숙해졌다. 공을 잘 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젠 제대로 된 공에만 스윙을 하고 벗어나는 공은 참아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삼진 비율이 리그 평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82번째 백분위수에 자리하고 있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타티스는 매우 좋은 스트라이크 존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건 정말 무서운 일"이라며 "자신이 원하는 공을 잘 쳐내고 있다.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서 볼도 잘 골라내고 있다. 지금처럼 존을 잘 관리하고 볼을 골라낸다면 우리는 현재 수준으로 최고의 공격력을 계속 뽐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나 이런 능력 덕분에 실투성 공에 압도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MLB닷컴에 따르면 타티스 주니어는 존 중심부 투구에 대한 득점 가치에서 +15로 빅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타자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8과도 거의 두 배 차이를 보일 정도다. 이러한 투구에 대한 OPS는 1.604에 달하고 홈런도 공동 1위(7개)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뻐하는 타티스 주니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뻐하는 타티스 주니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그렇다고 소극적으로 승부하기도 어려운 타자다. 볼넷을 허용할 경우 언제든 베이스를 훔칠 수 있는 능력도 갖췄기 때문이다. MLB닷컴은 "투수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존 중심부에 닿는 모든 걸 파괴하면서도 투수의 투구를 어느 때보다 잘 막아내고 있다"며 "만약 볼넷을 허용한다면 도루를 시도해 파드리스의 강력한 라인업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미 7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MLB 공동 8위에 올랐다. 2023년 커리어 하이인 29도루를 기록한 타티스는 지난해 11도루에 그쳤고 스트린트 스피드도 77%로 떨어졌다. 오른쪽 대퇴부 피로 골절로 두 달 동안 결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티스 또한 "작년엔 한 발로 서 있었다"며 "지금 제가 얼마나 건강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행복하다. 아주 중요한 부분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다. 정말 그리웠다"며 전력질주를 할 수 있는 몸을 갖추게 된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타티스의 스프린트 스피드는 부상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고 출루율 또한 높아 충분히 많은 득점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MLB닷컴은 152경기 페이스로 45홈런과 52도루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역사상 유일무이한 50-50의 주인공이 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업적에 다가설 수 있는 페이스라는 것이다.

수비에서도 회복세를 타고 있다. 2023년 유격수에서 풀타임 우익수로 처음 전환한 뒤 곧바로 플래티넘 글러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MLB닷컴은 "아직도 20대 중반에 불과하고 이미 슈퍼스타급 활약을 펼쳤다는 점에서 2023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2024년 오타니처럼 훌륭한 시즌을 보내 파드리스를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꿈을 꾸는 건 어렵지 않다"고 전했다.

홈런을 날리는 타티스 주니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홈런을 날리는 타티스 주니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