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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 /사진=OSEN |
LG 트윈스의 독주 페이스가 놀랍다. 1990년 창단 후 최고의 초반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LG는 지난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에서 6-5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LG는 시즌 27경기 만에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7패) 고지를 밟으며 공동 2위 삼성·롯데와 5경기 차 1위를 굳게 지켰다.
2025 KBO 공식 레코드북에 따르면 LG가 최소 경기 만에 시즌 20승을 선점한 사례는 그동안 총 5번 있었다. 그 중 1995년(34경기), 1997년(31경기)은 각각 OB, 해태와 공동(같은 경기수)이었고, 1999년(32경기)과 2000년(36경기)은 양대리그제였다.
단일 리그제에서 LG가 단독으로 최소 경기 20승을 달성한 것은 1994년(28경기)이 유일해 올해가 31년 만인 셈이다. 최소 경기 기준으로는 올해 27경기가 창단 후 가장 빠른 페이스이다.
1994년 LG는 이른바 '신바람 야구'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그보다 1경기 앞서 20승에 도달했다. 29년 만에 우승한 2023년에도 LG는 SSG(30경기)에 이어 32경기 만에 두 번째로 20승에 도달했다. 20승 선점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63.9%(23/3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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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 /사진=OSEN |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KIA가 우세한 듯했다. KIA는 1-3으로 뒤진 4회 말 김도영이 대타로 나와 2타점 중전 안타로 동점을 만들고 곧이어 최형우의 2루타로 5-3 역전에 성공했다. 챔피언스필드는 홈 팬들의 환호로 들끓었다.
여느 팀 같으면 분위기에 눌려 주저앉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LG는 달랐다. 6회초 선두타자 오스틴이 볼넷, 문보경이 우전 안타, 박동원이 볼넷을 얻어내 상대 선발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바뀐 투수 전상현에게서는 홍창기가 우익수 희생플라이, 대타 문성주가 좌중간 적시타를 날려 5-5,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8회 초 홍창기의 안타와 오지환의 볼넷으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자 KIA는 마무리 정해영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여기서 LG는 신민재의 내야 안타 때 KIA 2루수 김선빈의 송구 실책을 놓치지 않고 2루 주자 홍창기가 3루를 지나 홈인, 기어코 역전 결승점을 뽑아냈다. 9회 초에는 마무리로 등판한 장현식이 친정팀을 상대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팀 분위기에 대해 "고참들이 팀을 잘 이끌어주고 후배가 잘 못했을 때도 다독여준다. 내가 얘기하기 전에 선수들이 움직인다. 오늘(25일)도 이기라고 얘기도 안했는데 (주장) 박해민을 중심으로 선수들끼리 미팅을 하더라"며 "우리 LG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팀이 훨씬 강해지고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어느 팀도 (시즌 승률) 7할 이상은 쉽지 않다. 6할 이상만 하면 충분히 페넌트레이스 1위를 할 수 있으므로 한 경기 한 경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치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5년간 정규시즌 1위의 승률은 2024년 0.613(KIA), 2023년 0.606(LG), 2022년 0.629(SSG), 2021년 0.563(KT), 2020년 0.601(NC)이다. 올 시즌 현재 LG의 승률은 0.74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