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우승 직후' 20대 두 선수 왜 은퇴 결심했나, "농구 통해 인생 배웠다" 작별인사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BNK 박경림(왼쪽)과 이하은이 26일 열린 우승 기념 팬미팅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BNK 제공
BNK 박경림(왼쪽)과 이하은이 26일 열린 우승 기념 팬미팅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BNK 제공
팀이 정상에 선 순간,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심한 두 선수가 있었다. 부산 BNK 썸의 이하은(29)과 박경림(27)이 선수에서 은퇴한다.

BNK 관계자는 26일 스타뉴스에 "이하은과 박경림이 은퇴를 결정했다. 이것으로 선수단 정리가 마무리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BNK는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 2층 오션홀에서 '24~25시즌 우승 기념 팬미팅'을 가졌다. 이 행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BNK가 그 기쁨을 팬들과 함께 나누고, 올 시즌 응원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한 최서연을 제외한 선수단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미 챔피언결정전 종료 직후 은퇴를 밝힌 이하은도 이 자리에 섰다. 그리고 박경림이 함께 호명되면서, 사회자가 두 선수의 은퇴 사실을 전했다. 팬들도 탄식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이크를 잡은 박경림은 "BNK에서 응원도 많이 받고, 좋은 언니 동생들과 연습도 해보고 게임도 뛰어서 영광이었다"고 했고, 이하은은 "선수 생활 마지막을 BNK에 와서 우승을 경험하고 마무리해서 영광이다"고 했다.


박경림(왼쪽 2번째)이 2024~25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박경림(왼쪽 2번째)이 2024~25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이들은 어떻게 은퇴를 결심하게 됐을까. 팬미팅 후 스타뉴스와 만난 박경림은 "시즌 끝나고도 많은 생각을 했다. 팀이 너무 좋아서 더 있고 싶지만, 더 좋아하는 일을 조금 빨리 찾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화봉고-수원대 출신의 박경림은 2020~21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생명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BNK로 이적했고, 통산 60경기에서 평균 4분 48초를 뛰면서 0.8득점 0.7리바운드 0.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박경림은 눈에 띄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12~13시즌부터 '우리은행 왕조'가 시작된 이래, 총 12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8회)과 KB스타즈(2회)를 제외한 구단이 우승한 사례는 단 두 번이었다. 박경림은 삼성생명(2020~21시즌)과 BNK(2024~25시즌)에서 이를 모두 경험했다. 그는 "자부심보다는 정말 감사함 뿐이고, 다들 열심히 해줘서 그 자리에 있던 것도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경림은 "(은퇴 사실을) 미리 말씀 못 드려서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도 BNK 많이 응원해주시고 저도 응원하겠다. 앞으로 제 인생도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하은. /사진=WKBL 제공
이하은. /사진=WKBL 제공
분당경영고 출신 이하은은 2015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하나원큐에 입단했다. 신장 184cm의 좋은 체격을 갖춰 골밑 플레이에 능하고, 슛 거리도 짧지 않다는 장점도 있었다. 프로 데뷔 3년 차인 2016~17시즌에는 31경기를 뛰는 등 어린 나이부터 활약했다. 통산 138경기에서 평균 7분 55초를 뛰며 2.6득점 1.4리바운드의 성적을 거뒀다. 다만 지난 시즌 BNK 이적 후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이하은은 커리어 내내 결국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부상도 많이 있었고, 게임을 많이 뛰고 싶었지만 못 뛰는 상황이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은퇴)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결심하게 된 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시즌 끝나고 그만해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확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은퇴 소감을 묻자 이하은은 "12살 때부터 해왔던 농구라 아쉽기도 하고 아직 현실감도 없다"면서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정말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농구를 통해 인생을 많이 배웠다.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잖나"라며 "배운 걸 바탕으로 제2의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보려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이제 두 선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이하은은 "일단은 조금 쉬면서 무엇을 할지 고민할 예정이다"며 "일단 선수 가르치는 걸 하고 싶다"며 지도자의 꿈을 밝혔다. 박경림은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며 살아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BNK 박경림(왼쪽)과 이하은. /사진=WKBL 제공
BNK 박경림(왼쪽)과 이하은. /사진=WKBL 제공
기자 프로필
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양정웅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팩트만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