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우리 잊으면 안 되는데..." 박정은 감독 걱정 기우였다, BNK 3년 만의 팬미팅 뜨거운 열기에 '함박웃음' [인터뷰]

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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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박정은 감독(왼쪽)이 26일 열린 팬미팅에서 김도연이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BNK 제공
BNK 박정은 감독(왼쪽)이 26일 열린 팬미팅에서 김도연이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BNK 제공
부산 BNK 썸이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후에 한 달이 흘렀다. 개인 지도자 생활 첫 정상에 오른 박정은(48) 감독은 기쁨을 뒤로하고 다시 시즌 준비에 나선다.

BNK는 26일 오후 1시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 2층 오션홀에서 '24~25시즌 우승 기념 팬미팅'을 가졌다. 이는 지난 2021~22시즌 종료 후 치러졌던 '썸데이' 팬미팅 이후 3년 만에 열린 행사다.


이날 팬미팅에는 300여 명의 팬이 참석해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선수에 대한 O/X 퀴즈와, Q&A 타임, 애장품과 우승 기념품 선물 등 여러 이벤트가 준비됐고, 행사 종료 후에는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사인회도 열렸다.

박 감독 역시 팬 서비스에 적극적이었다. 사인회 때 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끝나고는 사진 촬영도 흔쾌히 응했다. 챔피언결정전 종료 후 오랜만에 팬들을 만나는 자리인만큼 더욱 신경 쓴 모습이었다.

팬미팅 종료 후 스타뉴스와 만난 박 감독은 "(부임) 첫 해에 '썸데이'에서 한 번 만나고, 지금 3년 만에 하게 됐다. 정말 좋은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특히 이번에는 우승을 하고 뜻깊은 자리를 할 수 있어 더 기뻤다"며 "다음에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할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BNK 선수들이 26일 열린 우승 기념 팬미팅에 참석했다. /사진=BNK 제공
BNK 선수들이 26일 열린 우승 기념 팬미팅에 참석했다. /사진=BNK 제공
자리를 채운 팬들은 BNK 선수단이 행사장으로 들어올 때부터 환호성을 질렀다. 박 감독은 "시즌 끝나고 이제 한 달 지났는데, 분위기를 다시 느끼게 되는 상황이다. 또, 우승 축하한다는 인사를 받으니까 그때가 많이 생각났다"고 얘기했다. "'팬분들이 우리를 잊어먹으면 안 되는데...' 그런 걱정도 있었다"고 고백한 그는 "기다려 주시는 것 같아서 또 다시 힘내서 달려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말도 이어갔다.

팬들은 박 감독에게 '팬미팅 약속 지켜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고, 심지어 반차를 내고 왔다는 팬도 있었다. 박 감독은 "팬들과의 소통이나 약속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게 어떻게 보면 우리 팀의 힘이 아닌가 싶다"며 "도와주신 구단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리고, 여기에 부응할 수 있게 열심히 잘하겠다"고 얘기했다.

우승 후 박 감독은 바쁜 나날을 보냈다. 여러 매체와 지인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시간이 이어졌고, 오는 2일에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시구자로도 나선다. 박 감독은 "정신없이 한 달을 보냈는데, 오랜만에 선수들을 보니까 반가웠다"며 "선수들이 건강한 걸 보니 자기관리를 잘하면서 지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음이 기대되고 선수들과 잘 준비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정은 BNK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그물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박정은 BNK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그물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선수 시절인 2006년 이후 무려 19년 만에 우승을 경험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박 감독은 "기쁨보다는 실감이 안 났다. 그리고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다음 시즌에 대한 걱정, 그리고 구상을 더 해야 하다 보니까 기쁨은 정말 잠깐이었다. 축포 터진 직후 외에는 항상 걱정이 먼저였던 게, 감독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자리인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그 걱정거리 중에는 아시아쿼터 이이지마 사키(33)와 결별도 있었다. 지난 시즌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는 2025~26시즌 영입선수부터 재계약이 허용된다. 이에 사키는 다시 드래프트에 나와 운이 맞아야 BNK와 재회할 수 있다. 하지만 전년도 순위 역순으로 지명이 이뤄지기에, 우승팀 BNK 차례까지 사키가 올 확률은 높지 않다. 사키 본인은 드래프트 참가에 대해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박 감독은 "제도상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사키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존중할 생각이다. 우선 저희와의 추억은 잘 만들 생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키가 팬미팅 참석을 위해 한국에 돌아오자, BNK 구단은 그를 위한 헌정영상을 제작해 사키의 눈물을 자아냈다. 또한 5월 하와이 포상여행에도 사키가 동행한다.

"웬만하면 눈물이 안 나는데, 사키 영상 나올 때는 눈물이 나더라"고 말한 박 감독은 "함께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아쉬움을 다들 느낀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사키가 우승도 처음이고, 하와이도 처음 가본다고 하더라.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다. 그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다"고 말했다.

BNK 박정은 감독(왼쪽)과 이이지마 사키. /사진=WKBL 제공
BNK 박정은 감독(왼쪽)과 이이지마 사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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