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겨울 인턴기자]"전 여전사같은 파워가 없어요. 오히려 부드럽게 편하게 진행하는 스타일이죠."
지난 16일 오후 KBS COOL FM '이금희의 가요산책'의 스튜디오를 찾았다. DJ인 이금희 아나운서는 소개팅을 나갔던 여성이 예쁜 척 내숭을 떨다가, 오히려 소개팅 남자로부터 호감을 얻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을 읽었다.
이금희는 "이 부분은 코치해드릴 능력이 안되네요.너무 안타깝네요"라며 자신이 더 속상해한다. "음악 들려드릴게요. 빅마마의 체념"이라고 말하고 음악이 나가가는 동안, 이금희는 "체념 들으면 더 속상하겠다. PD님 도대체 남자들의 마음은 뭐에요?" 라고 크게 묻는다.
그러자, 구성진 PD는 "남자의 마음은 그때 그때 달라요"라고 답한다. 사연을 읽으며 자신이 더 속상해하고, 자신의 일인양 더 궁금해하는 DJ가 바로 이금희다.
2부 방송, 가수 조관우가 출연해 라이브 미니 공연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예정됐다. 1부가 끝나고 이금희는 조관우의 신보인 8.5집을 다 들어봤다며 게스트에 대한 열성을 보인다.
방송 시작 전, 조관우가 들어오자 의자를 빼주고 자기 집에 초대된 손님 대하듯 친절하게 인사를 건넨다. 작가들에 의하면 게스트를 잘 챙기고, '이금희의 가요산책' 식구들에게도 너무 잘해줘 탈이란다.
류승범, 송일국, 김주혁 같은 쟁쟁한 스타들이 '이금희의 가요산책'에만 출연하겠다고 할 정도란다. 방송이 끝나고, 이금희의 눈이 촉촉히 젖어있다. 이유를 묻자, 이금희는 "조관우씨 노래가 너무 슬퍼서"란다.
-작가분들이 DJ 이금희가 최고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그런 얘기가 어딨나? 원래, 식구들은 다 그렇게 말하는 거다.
-'강수정의 뮤직쇼' 첫 방송 때, 해바라기를 선물하고 최강희에게 펜을 선물하는 이금희를 봤다. 감동적이던데..
▶쬐그만 선물 좋아한다. (자신의 핸드폰 줄을 보여주며) 이런 작은 것, 주는 사람도 부담없고 받는 사람도 부담없는 것. (너무 예쁘다) 그럼 이거 선물로 드리겠다.(자기 가방 안에서 똑같은 핸드폰 줄을 꺼내) 작은 건데, 이런 소소함이 좋다.
-'이금희의 가요산책'이 7년 된 특집으로 '친절한 금희씨와 일곱 남자들'을 했다는데, '친절한 금희씨'라는 호칭이 마음에 드나? 7주년 된 감회는?
▶'친절한 금희씨'는 정말 재밌다. (이)영애씨에게 미안하다.(웃음) 애인과 7년을 사귀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청취자들이 지켜주는 거라고 생각해서 정말 감사한다. PD, 작가들과 모든 게스트들께 정말 감사한다. 내가 잘해서 된 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나운서로서, DJ로서, '파워 인터뷰'의 인터뷰어로서 차이점은?
▶잘 모르겠다. 어떤 배우 분이 그런 말을 했다. 연극 연기에서는 관객이 멀리 있을 때, 크게 연기해야하는 기술의 차이라고 했는데,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라디오와 텔레비젼과 목소리가 나간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살을 많이 빼셨는데, 비결은?
▶많이 힘들었다. 음식 안먹기 힘들다. 그래서 요즘은 열심히 먹고, 운동한다. 런닝머신으로 숨 찰 정도로 빨리 걷기를 하는데, 작가분하고 함께 의기투합했다. 매일 매일 문자를 주고 받으며 경쟁하고, 격려해준 게 효과를 많이 봤다.
-살을 뺀 계기는.
▶작년 이맘 때, 지인 중에 평소 건강하셨던 분이 암으로 40대에 돌아가셨다. 너무 충격이었다. 그래서 올해 초의 화두가 건강이었다.
-89년에 KBS 입사했다. 요즘 아나운서들과 당시와 차이가 있나? 최근, 아나운서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면서 대중의 인기를 얻는 것에 관해 부정적인 시선도 있는데?
▶89년도와 글쎄.. 별 다른 차이를 못느낀다. 아나운서들이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해서는 좋게 본다. 난 자기 몫을 잘해내는 후배들이 참 예쁘다. 하지만, 너무 예능 프로그램 쪽으로만 가지는 않길 바란다.
-학창 시절에 모범생이었을 것 같은데? 미팅은 해봤나?
▶정말 모범생이었다. 선생님 말씀 잘 듣는 학생이었고, 현재까지도 그렇다. 미팅은 고3 때 학력고사 끝나고 반팅해본 것.
-가족관계는?
▶5자매 중에 넷째였고, 식구들도 다 모범생이라 재밌는 이야기꺼리가 없다. 다들 O형인데, A형같다는 소리 많이 들었다.
-그렇다면, 남자 친구는?
▶몇 명 안되지만, 나이가 몇인데, 없었다면 안된다. 근데, 잘 안됐다.(일이 바빠서?) 아니다. 일이 바빠도 있으면 있을 수 있는데, 그 복이 없나보다.
-결혼생각은?
▶항상 있다. 지금도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면 한 달안에도 결혼하고 싶다.(웃음) 아이들도 너무 좋아한다.
-인터뷰 내내 느끼는 건데, '파워 인터뷰'를 하는 이금희와는 다르게 소녀 같은 느낌이다.
▶난 파워없다. 오히려 부드럽고 편하게 진행하는 게 좋다.
-이상형은?
▶직업이나 그외 조건들 모두 아무 상관없다. 호감가는 사람과 대화가 통하는, 인상이 좋은 것.(그게 더 어렵다. 눈이 높은 거 아닌가?) 아니다. 내가 사귀었던 사람들 보면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저 사람이냐며, 반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금희의 가요산책' 중에서 DJ 로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코너?
▶'그 사람의 오후 네 시'가 아무래도 매일 하는 코너라서 청취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개인적으로는 '가요 라이브러리'와 '산책길에 만난 사람'이 좋은 분들을 많이 뵐 수 있어 좋아한다.
바쁜 아나운서임에도 불구하고, 게스트로 나온 조관우의 앨범을 다 들어보고, 조성모의 쇼케이스에 참석하고, 이소라가 살 뺀 것을 축하하는 문지 메시지를 보내는 이금희. 그녀는 파워가 없다고 하지만, 기자에게는 아주 강한 파워가 팍팍! 곤혹스러운 질문을 거침없이 하는 것보다, 게스트들이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파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