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로 변신한 슈퍼모델 겸 방송인 이소라 ⓒ홍기원 기자 xanadu@ |
"이소라 사장, 처음에는 어색했어요"
슈퍼모델 출신 이소라가 CEO로 변신했다. 이소라는 패션사업체 '어로즈'의 대표를 맡고 있다. '어로즈'는 트레이닝 전문브랜드 '우드리'와 다이어트 제품 '소디'를 생산하고 있다. 대한민국 1대 슈퍼모델다운 사업분야다.
한가지 더. 이소라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는 일반 여성을 위한 방송까지 제작했다. 현재 동아TV에서 전파를 타고 있는 '소라'S 초이스'가 그것. 이소라는 이 프로그램의 제작에서부터 MC까지 맡고 있다. 말 그대로 '팔방미인'이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위치한 '어로즈' 사무실에서 방송제작자 및 패션 사업체 CEO로 변신한 이소라를 만났다. 이제는 '완전' 사업가다.
쑥스러운 듯 명함을 건네는 이소라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명함을 주고 받는 것조차도 어색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어로즈'에서 일하는 직원만 60여명이에요. 처음에는 직원들이 '언니' '누나'가 아니라 '이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게 어색하고 이상했어요. 그냥 '언니' '누나'라고 불러달라고 주문도 했었죠."
"한번은 모 회사 대표와 동석한 자리에서 '이 사장은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는 말씀에 순간 '아 내가 사장이었지'라는 생각을 하게됐을 정도죠. 이제는 '사장'이라는 칭호가 귀에 많이 익었어요."
CEO로 변신한 슈퍼모델 겸 방송인 이소라 ⓒ홍기원 기자 xanadu@ |
이소라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방송인의 친근함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내 본격적인 사업얘기를 시작하자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현 단계에서 매출에 대해 말하긴 이른 감이 있어요. '우드리'의 경우 지난 2월 압구정동에 매장을 오픈한 이후 첫달에만 순이익이 5000만원이었어요. '소디'의 경우도 지난해 말 미국으로 수출됐는데 수익률이 상당하죠."
향후 1년간의 매출액이 자세히 나와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죠. '우드리' 매장을 서울 코엑스점, 홍대점 등으로 5개 정도 더 오픈할 예정이에요. 또 홈쇼핑을 통한 수익모드도 구상중에 있구요."
첫술에 배부르냐는 말이 있지만 이소라의 말만 들어도 그가 시작한 사업이 얼마나 방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단박에 엿보인다. 실제로 근미래에 상장사로 발전시킬 목표도 세우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패션 하면 원조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이소라가 사업가로 변신했을 때 이로 인한 장단점은 분명히 있었다.
"'이소라'라는 이름에서 오는 여러가지 상황이 당연히 있죠. 우선 사업적인 측면에서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회사 대 회사로 만나기 힘든 상황일 때, 이소라이기 때문에 쉽게 연결되는 거죠. 지금까지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맺어온 많은 인간관계가 사업을 할 때 큰 힘이 되는 거죠. 이런 면은 정말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내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내 이미지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 이미지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굉장한 부담이 있죠."
CEO로 변신한 슈퍼모델 겸 방송인 이소라 ⓒ홍기원 기자 xanadu@ |
어디 이 뿐이랴. 지금의 탄탄한 밑그림이 그려지기까지 그에게도 시행착오는 있었을 터.
"사실 지금처럼 모든 게 갖춰지기 전까지 6개월 동안 공부 많이 했어요. 이태리에서 활동했던 유명 디자이너를 영입했었는데, 내가 추구하는 패션스타일과 그분의 생각이 상충됐었죠."
그렇다면 이소라가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은 무엇일까. 편안함과 멋스러움을 강조한 것이다.
"외국에 나가서 제가 사는 옷들은 고급스런 명품이나 비싼 옷들이 아니죠. 편안한 트레이닝복 들이였죠. 국내에선 아직까지 트레이닝복이 외국처럼 평상복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에 패션 트레이닝복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기로 마음먹었죠. 지금도 대외적인 일정이 없을 때는 트레이닝복을 항상 입고 있어요.(하하)"
이소라가 추구하는 대로 평상복으로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판매 단가도 중저가다.
사업가로 변신해 방대한 그림을 그리고 정상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방송에 대한 미련은 없는 것일까. SBS '한밤의 TV연예', KBS 2TV '연예가 중계'를 9년 정도 생방송으로 진행했던 그다.
"제가 연예계를 완전히 떠난 게 아니기 때문에 전혀 아쉽지 않아요. 제작자로 위치만 바뀌었을 뿐 '소라'S 초이스'를 통해 방송을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언제든 저를 찾아주시는 곳이 있으면 달려나갈 생각이 있죠."
이소라는 '난 바빠서 이건 못해'라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소신있는 삶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바빠도 해야할 건 해야죠. '우드리' 매장에 손님이 방문하면 일을 보다가도 뛰어 나가요.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거죠. 전 잠도 하루에 8시간 이상 자요. 어릴 때부터 잠을 많이 자야 예뻐진다는 게 각인돼 있거든요.(하하) 그리고 놀 때는 놀아야 해요."
CEO로 변신한 슈퍼모델 겸 방송인 이소라 ⓒ홍기원 기자 xanadu@ |
일과 생활에 있어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똑소리 나는 '멋진' 이소라는 이같은 설명으로 진취적인 삶의 자세를 화끈한 일화와 함께 똑부러지게 공개했다.
"지난 주에도 우리 직원들이랑 영화 봤어요. 또 그전에는 (최)화정 언니, (이)영자 언니, 엄정화, 정선희, 홍진경과 클럽에 갔었어요. 저랑 정화는 클럽에 가면 자리에 앉아 있을 틈이 없어요. 계속 춤추거든요."
이소라를 비롯해 최화정, 이영자, 정선희, 엄정화, 홍진경의 친분은 이미 연예계 안팎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화정 언니나 영자 언니, 선희, 정화, 진경이는 평생 함께 할 패밀리에요. 우리 패밀리도 한 10년 정도 됐네요. 유치한 일로 싸우기도 하고 서로 칭찬해주기도 하고...제가 사업을 하니까 저에게 '이런 옷 만들어달라'는 주문도 하는데 아직까지 제작된 옷은 없어요.(하하). 다들 제 재산이죠."
빛나는 우정속에 CEO로서도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이소라. 아름답고 '강한 여자' 이소라, 그에게서 '포스'가 넘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