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한국영화는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내놓은 해외통신원 리포트 '해외에서 개봉된 한국영화 현지 리뷰'가 그 흥미로운 단초를 제공한다.
이에 따르면 한국영화는 각 지역에서 각기 다른 양태로 관객에게 다가가고 있으며 현지 언론 등을 통한 리뷰 역시 일정한 편견과 선입관에 기댄 바 크다. 또 흥행에 있어서도 각국의 영화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화의 커다란 시장으로 떠오른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을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자.
◇미국
최근 2년 동안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영화는 '친절한 금자씨'와 '태풍' 그리고 '괴물' 등 모두 6편이다.
리포트는 "개봉관의 확보가 흥행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면서도 "이보다는 언론의 리뷰수가 흥행과 정확히 비례한다"고 분석했다.
'괴물'(사진)은 131개, '친절한 금자씨'는 78개, '태풍'은 31개, '타짜'는 3개의 리뷰가 현지 언론 등에 실렸고 이는 현지 흥행 순위와도 일치한다고 리포트는 썼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비평가들은 한국영화 리뷰 기사에서 ▶영화의 줄거리와 캐릭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고 ▶비슷한 특징을 가진 미국 감독 또는 영화를 끌어와서 비유적으로 글을 진행시키며 ▶상당수의 리뷰 기사가 영화에 대한 주관적 느낌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리포트는 "'괴물'을 '죠스', '고릴라'에, '태풍'을 '007' 시리즈에, 곽경택 감독을 마이클 베이에, 박찬욱 감독을 쿠엔티 타란티노 등에 비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영화 평론이 부재하다시 한 일본 시장에서 한국영화는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스타가 있다"고 리포트는 분석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많은 글은 "분석보다는 소개에, 즉 정보 제[공에 맞춰져 있"고 이는 한국영화 리뷰가 상당히 호의적인 결과를 낳는다.
또 일본에서 한국영화는 '사회파 엔터테인먼트'로 불리며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태풍' 등 사회적인 이슈를 다룬 영화들이 흥행한 데서도 알 수 있다.
문제는 2007년 이후 일본에 소개되는 작품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때문에 리포트는 "한국영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우선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중국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과 현실은 다소 "모순적"이라고 리포트는 썼다.
"한국영화 마니아층은 광범위하게 존재하지만 한국 문화상품 중 출현빈도와 영향력 면에서 가장 낮은 것이 영화"이기 때문이다.
해적판 DVD, 인터넷 등을 통한 한국영화 정보와 감상평 취득 등은 쉽지만 일본처럼 한국영화를 평론하는 전문적인 평론가도 "없다"고 밝혔다.
"심의제도, 불법 DVD와 불법 다운로드, 영화 관람 문화의 미성숙, 문화적 이질성" 등의 이유로 한국영화의 정식 개봉작이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한류스타로 인해 파생된 영화에 대한 관심은 이제 한국영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영화계가 중국을 향후 큰 시장으로 지목하고 다각도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상황과도 이어지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