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인성, 공유,조현재,김래원> |
2008년 한국영화계는 다양한 변화에 직면해있다.
지난해 산업의 과도기와 거품으로 휘청였던 것에 대한 반성과 나아갈 점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들이 올해 구체적으로 하나씩 작은 결실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남성스타들의 면면과 대형 작품들의 잇단 등장이 눈에 띈다.
1월2일 천정명의 입대를 시작으로 올해는 남자배우들의 입대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14일 입대하는 공유와 유하 감독의 '쌍화점'을 준비 중인 조인성을 비롯해 김래원 조현재 양동근 이동건 등 스크린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간판급 스타들이 뒤를 이을 예정이다.
이들 남자배우들의 대거 입대는 지난 2004년 송승헌과 장혁, 한재석의 입대를 시작으로 지성 홍경인 박광현 소지섭 연정훈 등 젊은 스타들이 줄줄이 입대하면서 한동안 남자스타들의 공백기가 생긴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낳은 전망이다.
당시는 남자가수들이 잇달아 영화를 찍었으며, 주지훈 오만석 등 신예들이 빈공간을 채웠다.
벌써부터 영화계에서는 남자스타들의 입대로 주연급 청춘스타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가수들의 스크린 진출이 흥행과 완성도 면에서 대체로 미흡했다는 평을 들었기에 이번 공백기에는 가수보다는 신예들의 진출과 지난해 전역한 스타들의 스크린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규동 감독의 '앤티크 서양골동양과점'에는 스타급 배우들이 아닌 주지훈 유아인 김재욱 최지호 등의 신예로 라인업을 이뤘다. 송승헌이 출연한 '숙명'을 시작으로 원빈, 소지섭, 연정훈 등도 영화로 차기작을 곧 결정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 '모던보이' '신기전'> |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 '화려한 휴가'와 '디워' 외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100억대 제작비가 투입되는 작품들이 여럿 등장한다. 김지훈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비롯해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곳에'와 김유진 감독의 '신기전' 등이 여름 극장가를 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우석 감독의 '강철중'과 유하 감독의 '쌍화점', 정지우 감독의 '모던보이'도 큰 규모의 영화들이다. 올해는 지난해 못지 않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물이 여름 극장가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람보' '인디아나존스' '베트맨' '헬보이' '나니아 연대기' 등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비롯해 톰 크루즈 주연의 '발키리'와 '아이언맨' '스피드레이서' 등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미 촬영을 대부분 끝마친 대형 한국영화들은 올해도 외화들과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며 '괴물'의 신화를 이룰지, 아니면 지난해를 재현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새해에는 영화산업 전반에도 다양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제작가협회가 공론화한 영화 관람료 인상은 새정부 출범과 맞물려 올 상반기에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가와 극장, 배급사가 모두 요금 인상을 바라고 있으며 5년 동안 요금이 제자리였다는 명분이 함께 하면서 인상쪽으로 가닥이 잡혀갈 것 같다.
IPTV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불법 다운로드 시장을 양성화하자는 움직임 또한 의미있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영화산업 주체들이 준비 중인 합법 다운로드 시장이 통신사들의 영화산업 진출과 IPTV의 시작과 맞물려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T와 KT 등 이동통신사들의 배급 시장 진출로 한층 뜨거워진 배급 경쟁은 영화산업에 새로운 자금이 투입되는 긍정적인 효과와 극장 잡기 경쟁으로 제살깎기라는 부정적인 효과를 함께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처럼 올해도 해외 3대 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이 기대된다. 오다기리 죠가 출연하기로 확정한 김기덕 감독의 신작 '비몽'이 칸국제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며, '놈놈놈'도 비경쟁으로 출품할 것이 유력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는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김태균 감독의 '크로싱'이 출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2월로 임기가 완료되는 안정숙 위원장의 후임과 새정부 출범이 맞물리면서 영화진흥위원회가 어떤 식으로 수장이 바뀌는지도 올 영화계에 주목할 변화 중 하나이다.
스크린 독과점과 교차상영, 제작비 절감이라는 당면 과제는 여전하지만 2008년 한국영화계는 여전히 좋은 작품을 만들려 씨름을 계속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