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해 질문하고 있는 장상옥씨 |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에 패널로 출연한 SH공사 직원이 '자영업'으로 소개돼 "직업을 속이고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첫 질문자로 나선 장상옥씨는 자신을 "송파구 석촌동에 사는 장상옥"이라고 소개했고, 화면에는 '장상옥 자영업'이라는 자막이 보여졌다.
네티즌들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첫 질문자로 출연한 일반시민 패널이 낯익어 살펴봤더니 국토해양부 직원 장상옥씨와 외모, 목소리, 이름 등이 똑같았다"며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며 격분했다.
네티즌들은 '대통령과의 대화' 당시 장씨가 출연했던 부분의 동영상과 장씨의 사진을 비교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사전에 조율한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나섰다.
머니투데이 취재결과, 장씨는 SH공사 소속이며 2006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토해양부 택지개발팀에서 파견근무 한 사실이 확인됐다.
장씨는 11일 머니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대통령과의 대화' 출연 당시 직업란에 '회사원(부동산 개발 공기업)'이라고 작성했다"며 "결코 자영업자라고 속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한 것은 사실"이라며 "미디어 리서치에서 출연 의향을 묻는 전화가 와서 참여하겠다고 답해 출연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서는 "질문 당시 건설 및 주택 질문을 하지 않은 것만 봐도 내가 SH공사 직원으로 출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공사 직원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출연을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이 대통령에게 임기초반 리더십 부재와 국정 지지도 하락의 이유를 물었다.
공기업 직원의 신분으로 그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적절했는지 묻자 "그는 공무원이라면 관련 규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공기업 직원은 관련 규정이 없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통령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않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출연 논란을 알고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TV화면에 자영업자라고 소개됐다는 사실은 출연 후 지인들이 이야기 해줘서 알게 됐다"며 "문제가 커질 줄 몰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패널 선정을 맡았던 여론조사기관 '미디어 리서치'는 선정 기준에 대해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국민을 가운데 직업, 연령, 지역 등 할당 원칙에 따라 무작위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이라고 해서 출연시키지 않는 다는 규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방송제작을 담당했던 KBS 김찬태 PD는 "미디어 리서치에서 넘긴 자료에 장상옥씨 직업이 '자영업'으로 기재돼 있는지, 방송 제작 과정에서 실수로 변경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