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베토벤 바이러스'로 최우수상 이자 대상 후보에 오른 배우 김명민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명민은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과 함께 '2008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김명민은 이 자리에서 "나에게 연기할 수 있는 달란트를 주시고 그걸 충분히 채워주지 않아 노력하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의 수상 소감에서 그러하듯이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보충하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1997년 SBS 공채 탤런트로 연기 인생을 시작했던 김명민은 절친한 동료인 류진이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일이 없어도 회사에 나가 출근 도장을 찍을 정도"라고 말할 만큼 성실한 연기자였다.
그러나 그는 연기에 비해 작품 복이 부족했던 탓인지, 스타와는 거리가 먼 듯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김명민은 연기 생활을 포기할 결심으로 이민을 고려하는 때 KBS 대하사극 1TV '불멸의 이순신'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이 찾아왔다.
김명민은 행운을 기회로 잡았고 평소 부지런하면서도 열정적인 태도로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그 해 그는 KBS에서 연기 대상을 수상하고 MBC '하얀거탑'으로 연기 인생에서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김명민은 장준혁을 '신의 손'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뛰어난 의사지만 마음속에 허전함과 외로움을 담고 사는 이기심을 지닌 캐릭터로 창조해 110% 캐릭터를 소화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2007년 모두 김명민을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았음에도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에 밀려 대상 수상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그에게 또 기회가 찾아왔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김명민은 이 드라마에서 미묘한 표정과 발성, 완벽에 가까운 지휘 실력, 유래 없는 독설가인 강마에로 다시 태어났다.
김명민은 과거 인터뷰에서 "아무리 졸려도 (현장에서) 눈 감고 있거나 쓰러져 누워있는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러 (피곤하고 힘들어도) 단원들 앞에서 눈 똑바로 치켜뜨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해야만 이 캐릭터가 완성된다고 믿었다"며 "집중력과의 싸움, 나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캐릭터에 몰입했다.
김명민은 완벽한 지휘자 역을 소화하기 위해 무려 5개월 간 지휘봉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그는 지휘 선생님이었던 서희태 음악 감독과는 붙어살 정도였다고 밝혔다. 김명민은 이번 대상 수상 소감에서도 "서희태 감독이 없었다면 강마에는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희태 감독 역시 과거 인터뷰에서 "김명민은 새벽까지 촬영이 이어져도 그 다음날 촬영하는 부분에 대한 지휘 공부를 하기 위해 집으로 찾아왔다"고 회상했다.
또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출했던 이재규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강마에가 집을 돌아보며 '집이 더럽군'이렇게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간단한 연기인데도 김명민은 무려 열다섯 번, 열여섯 번을 연습하더라. 집에서도 수십 번 연습하고 왔다는 김명민은 다른 배우들이 쉴 때도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고 연습을 한다. 너무 성실한 배우다"고 김명민을 높이 평가했다.
김명민은 수상 소감으로 "이순재 선생님이 '배우란 창조 작업을 게을리 하면 안된다'는 가르침을 주시고 몸소 실천하셔 옆에서 많이 배운다"는 인상 깊은 말을 남겼다.
이처럼 김명민은 매번 작품을 만날 때마다 캐릭터를 창조하며 창조를 위해 지독한 연습과 성실로 임했다. 그래서 그는 이순신, 장준혁, 강마에라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캐릭터를 창조했고 그래서 그는 대상 탈 자격이 분명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