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왼쪽)과 前 매니저 유장호 씨 ⓒ홍봉진 송희진 기자 |
결국 고(故) 장자연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의 입에 모든 것이 달리게 됐다. 경찰이 '장자연 리스트'의 실명을 확보한 가운데 유 씨가 소각했다고 주장한 문건이 원본이 아님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장자연 문건' 원본 있나?
전 매니저 유 씨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문건은 경찰조사에서 밝힌 대로 유가족과 고인의 지인 앞에서 모두 태웠다"며 "KBS를 비롯한 타 언론사에 고인이 남긴 문건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경찰은 "국과수 감정결과 소각한 문서에서 잉크나 인주 성분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원본 존재 가능성을 제시했다.
결국 유 씨 진술의 신빙성이 상당 부분 사라진 셈이다. 앞서 경찰은 유 씨의 재소환에 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 씨를 재조사할 증거자료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경찰은 그러나 21일 "유 씨에게 현재 출석 요구를 한 상태"라며 "문건 유출 경위 및 본건과 관련한 보강할 자료나 증거를 수집하겠다"고 밝혀 원본의 존재 여부 등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유 씨에게서 찾을 것임을 시사했다.
'장자연 문건'.. 몇 개인가?
국과수 분석결과 유 씨가 소각했다고 밝힌 문건이 원본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만큼 원본이 어디에 있는지 또 사본은 과연 몇 개나 존재하는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건의 내용을 최초로 공개한 KBS는 해당 문건의 사본을 유 씨의 사무실 앞 쓰레기봉투에서 입수했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문건의 개수와 관련 경찰은 확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추가 문건의 존재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문건 개수에 대한 유 씨의 정확한 진술이 필요하다. 경찰은 7장의 문건 중 KBS가 입수한 4장만을 확보한 상태며 나머지 3장에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존재할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유 씨가 추가문서를 가지고 있을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유장호씨, 거짓말 했나
이처럼 유 씨 조사에 이은 경찰 수사에서 유 씨의 진술이 상당 부분 거짓이었음이 밝혀짐에 따라 왜 그 같은 거짓 진술을 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 씨는 '우울증에 의한 자살'사건을 '성 강요, 폭행 협박'등으로 비화시킨 장본인으로 문건의 존재 사실을 최초로 외부에 알린 인물이다.
따라서 조만간 있을 유 씨 재조사를 통해 문건의 유출 경위 및 문건원본의 소재, 사본의 개수에 더해 그 작성 경위가 드러난다면 이 사건의 실질적인 본질이랄 수 있는 고인의 자살 경위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장자연 사망 전 문건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유 씨의 거짓 진술이 밝혀짐에 따라 고인이 사망 전 유출을 알고 충격에 자살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