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전인화 김남주 최명길 ⓒ홍봉진 송희진 기자 |
2009년 상반기는 가히 '줌마 스타' 전성시대다. '꽃미남' 열풍과 함께 전인화 최명길 김남주 등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이들은 적잖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20대 여배우를 밀어내고 당당히 드라마 주연 자리를 꿰찼다. 가히 '줌마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그뿐인가. 장서희 김서형 등 30대를 훌쩍 넘긴 여배우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그런데 '줌마 스타' 혹은 3·40대 여배우의 전성시대라고 마냥 좋아할 순 없단다. 최근 기자와 만난 30대 후반의 한 유명 여배우는 "최근 어쩌다 보니 나이 있는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30·40대 여배우로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이는 현재 준비 중인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젊게 가자'는 슬로건 아래 20대 여배우를 중심으로 캐스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오는 7월 말 방송예정인 SBS '스타일'은 이지아를, '아이리스'는 김태희를 내세웠으며, 아직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은 '제중원' 등의 상당수 작품들도 20대 여배우를 찾고 있다.
때문에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톱 여배우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후반 톱스타의 측근은 14일 "배우는 활동을 꾸준히 해 대중이 자신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차기작을 찾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캐스팅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감독님을 찾아뵈면 20대 여배우를 찾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며 "그렇다고 조연으로 출연할 수도 없고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빨리 캐스팅되면 좋겠다. 작품을 고르는 것도 아닌데 아예 캐스팅 고려 대상이 아니니 난감할 뿐"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결국 서른을 훌쩍 넘겨 불혹을 앞둔 여배우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생각만큼 넓지 않다는 것이다. 미혼일 경우 그 정도는 더욱 심하다. '불륜'이 단골 소재가 되는 아침드라마 혹은 일일드라마 정도랄까.
물론 제작진도 할 말은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일부러 3~40대 여배우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배우를 그렇게 캐스팅할 경우 드라마 전체가 올드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 부득이 20대 중 신선하면서도 주연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