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피의 중간고사' '여고괴담5:동반자살'(오른쪽) <사진출처=영화스틸> |
한국 공포영화들은 부활할 것인가? 한동안 사라졌던 국산 공포물들이 올 여름 줄줄이 개봉을 앞뒀다. 최근 '7급 공무원'이 300만 관객을 돌파하고, '박쥐'가 2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등 한국영화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랜만에 등장하는 국산 공포물들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지 관심이 높다.
한국 대표 호러 프랜차이즈 영화인 '여고괴담'은 오는 6월 5번째 시리즈가 개봉을 앞뒀다. '여고괴담5-동반자살'(감독 이종용)은 죽음까지도 함께하기로 한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 5400 대 1의 경쟁을 뚫은 신인 여배우들의 스타 탄생도 관심거리다. '여고괴담'은 그간 최강희, 공효진, 박예진, 조안, 박한별, 차예련 등 젊은 여성 스타의 산실로 여겨져 왔다.
남상미와 류승룡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호러 스릴러 '비명'도 올 여름 공포영화의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남상미는 실종된 동생을 찾아나선 언니를 맡아 데뷔 후 처음으로 호러퀸에 도전한다. 류승룡이 소녀들이 실종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를 맡았다.
'4교시 추리영역'(감독 신동엽) 역시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한창 주목받고 있는 젊은 스타 유승호와 김소은이 남녀 고교생을 등장해 지난해 유일한 국산 공포영화였던 '고사-피의 중간고사'의 대박 재현에 나선다.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휘말린 남녀 고등학생이 제한된 시간 내에 범인을 찾아내야 하는 리얼타임 추리극이다.
'요가학원'(감독 윤재연)은 미녀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가 됐다. 유진 박한별 조은지 차수연 김혜나 이영진 황승언 등이 출연한다. 아름다움을 찾아준다는 요가학원에 등록했던 수강생들이 연달아 죽음을 맞는 등 연이어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렸다.
'폰' '가위' '아파트' 등 공포영화 연출로 잘 알려진 안병기 감독은 '고사'의 김광수 대표와 손을 잡고 공포영화 '속삭임'을 기획중이다.
이는 여름 공포영화로 '고사' 단 한 작품이 개봉했던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학원 호러무비의 전통을 되살린 '고사'는 당시 150만 관객을 모으며 제작비 대비 높은 수익 속에 성공을 거뒀다. 수년간 계속된 한국 공포영화의 흥행 부진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했던 공포영화 수요를 잡아낸 기획 영화의 성공이었다. 이에 충무로가 새롭게 눈을 뜬 셈이다.
2000년대 초중반 한국영화 거품론이 이야기되던 시기, 저예산으로 여기저기서 제작된 공포영화들이 흥행 참패를 맞거나 개봉도 하지 못한 채 사장되는 등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국산 공포영화의 개봉과 함께 그 르네상스는 다시 돌아올 것인가. 무엇보다 관객의 기호를 잘 파악한 영민한 기획과 완성도 있는 작품이 필요하다고 영화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영화 관계자는 "공포영화의 '일정한' 수요가 확인됐다는 점은 성공 가능성과 실패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한다"며 "완성도 있는 작품이 관객층을 확장시킬 때 부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