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를 피하는 베스트 콘서트 6選

[강태규의 카페in가요]

강태규 / 입력 : 2009.07.0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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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철이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휴가 계획으로 분주할때,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낭패다. 더군다나 친구나 연인들끼리 떠나는 휴가 비용도 만만찮다. 행여 잘못 떠난 여행은 요즘 유행어처럼 '개고생'보다 더 비참할 수 있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쯤 되면, 뇌리 깊숙이 각인될 수 있는 공연 한편이 지리멸렬한 휴가보다 오히려 낫다.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추억 여행으로 남는다. 올 여름 볼만한 콘서트장에서 더위를 날려버리는 것도 지혜로운 피서법이다. 다양한 장르의 색깔있는 뮤지션들이 펼치는 한 여름밤의 향연. 더위마저도 무색하게 만드는 베스트 콘서트 6選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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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소년 - ‘소년, 소녀를 만나다 Part 4’ & ‘출항, 낮과 밤’


그들의 선율은 80, 90년대를 관통한다. 그런데 이들의 감성은 2010년에 맞닿아 있다. 첫사랑에게 줄 선물을 떠올린다. 아무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악.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들려주고 싶은 음악. 정성스럽게 녹음 한다. 라벨을 부친다. 곡명을 써내려가는 글씨는 떨린다. 그리고 그 카세트 테이프는 첫사랑의 가늘고 고운 두손에 전달된다. 그날밤 첫사랑은 내가 엄선한 노래를 들으며 잠을 청하고 있을까? 그 두근거리는 마음이 바로 재주소년이 말하는 음악 감성이다.

제주도의 바람이 좋아서 제주도로 유학간 소년들. 80년대 말 조동익, 이병우의 '어떤날'의 감성을 재해석한 재주소년의 진솔한 읊조림은 끝없이 평온한 한 때를 인식시킨다. 한 여름밤에 재주소년이 노래하는 '귤' '명륜동' '눈오던 날'을 듣게 된다면, 지나간 시절로 추억은 온통 자욱하다. 사랑했지만 말걸 수 없었던, 쉽사리 다가설 수 없었던 짝사랑을 추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2009년 7월 11일 / 서강대 메리홀 / 18:00(1회) 22:00(2회) / 공연문의 02.747.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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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 사랑을 말하는 그 열번째 방법


1997년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스스로 박정현이라 소개하는 작고 여렸던... '저 물건은 또 무엇인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지금 그녀는 현존하는 최고의 R&B 여성 보컬리스트로 성장했다. 당시, 낯선 신인의 테크닉에 놀랐다. 리듬을 타고 가슴을 관통하는 폭발적 가창력에 넋을 잃었다. 당시 국내에는 아무도 그런 창법으로 노래하는 여가수가 없었다. 그것은 바로 오리지널이었다. 그녀는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보컬리스트다. 그녀의 공연은 늘 매진이라는 꼬리표를 단다. 표가 동나기 전에 예매를 서둘 필요가 있는 공연 넘버다.

1년 2개월만에 발표한 7집 음반 수록곡들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박정현은 어쿠스틱 사운드가 더욱 진화한 형태로 청중의 감성을 자극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공연 타이틀이 돋보인다. '사랑을 말하는 그 열번째 방법'. 관객들과 사랑을 말하겠다는 의지 아닌가. 사랑하는 사람과 혹은 사랑하기로 작심한 사람과 함께 하면 금상첨화 공연. <2009년 7월 1~5일 / LG아트센터 / 공연문의 02.3485.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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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 - 그땐 몰랐던 일들

그의 음악은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았다. 진화한다. 싱어송라이터 윤상은 음악적 색채는 더욱 다양해 졌다. 1991년 1집 음반 '이별의 그늘'을 발표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 행보가 이렇게 다채로울 줄 '그땐 몰랐던 일들'이다. 데뷔 이후 끊임없는 음악적 실험이 이어졌다. 월드뮤직과 일렉트로닉 뮤직을 들고 나선 그의 광의의 음악적 함의를 찾는 일은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1987년 그의 나이 19세.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이 우리의 귓전을 때릴때도 우리는 작곡자 윤상의 존재감을 '그땐 몰랐던 일들'이었다.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와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를 비롯 무수한 히트곡을 제조했던 그였다. 스스로 그의 능력을 그렇게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왜 길고 먼 길을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는 늘 우리에게 생각하게 하는 뮤지션으로 남는다.

우수에 찬 눈빛과 그 눈빛 아래로 펼쳐진 감성적 보컬이 비록 기술적으로 정교하진 않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공연장에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것이다. <2009년 7월 7~8일 / LG아트센터 / 공연문의 02.3485.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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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킴 - Love Chepter.1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하나. 그의 목소리는 독보적이다. 아무리 아니라 해도 맞닥뜨리면 리듬을 타야만 하는 그의 농밀한 목소리가 지금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 3월 초 소극장 공연 돌풍을 불러일으킨 바비킴의 기세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총 13개 도시에서 3만 관객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수치만으로도 바비킴의 위용을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 1월 중순, 데뷔 16년만에 발표한 바비킴의 스페셜 음반 타이틀곡 '사랑.. 그 놈'의 히트는 온전히 20, 30대 팬들의 감성을 흔들어 놓았다. 공연장에서 그가 불렀던 드라마 OST 곡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더 친근하게 거리를 좁힌 바비킴의 CF음악이 울려퍼지는 순간 유쾌하다. 이제 남은 공연은 고양(4일) 부천(11일)과 제주다. 혹시, 7월 18일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다면 한라아트홀에서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바비킴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공연 문의 154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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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 다시 첫번째, 그리고 그 날들

1997년 '하늘색 꿈'으로 첫선을 보일때 알아봤다. 눈빛을 통해 숨겨진 내면을. 그리고 2000년 여름 '성인식'으로 그 본색을 드러낼 때도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이번 7집 음반 '꽃, 다시 첫번째'야 말로 박지윤의 재발견이다. 6년의 공백은 그녀에게 시련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은 변화를 꿈꾸는 일종의 잉태의 시간이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본능적 회귀의 선상에 서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한낱 댄스 가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될, 이번 음반의 놀랍도록 눈부신 반전은 '박지윤의 재발견'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증표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일궈낸 박지윤의 음악 방향을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다. 박지윤은 이렇게 말했다 '다시 첫번째, 그리고 그날들'이라고. <2009년 7월 2~5일 / 서강대 메리홀 / 공연문의 02.541.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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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워너비 - 인연

지난 6월말 세종문회관에서 보여준 SG워너비의 스케일은 향후 공연의 방향성을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서울과 똑같은 무대로 투어 공연을 갖는 SG워너비의 태도는 '공연이 곧 살길'이라는 엄포 같다. SG원너비는 창원(7월4일), 인천(7월11일), 대전(7월18일), 부산(7월24일), 일산(7월26일), 천안(8월1일), 광주(8월29일), 전주(9월5일)에서 팬들을 만나기 위해 강행군한다.

한곡을 위해 45인조의 오케스트라가 무대 전편을 채우는 일, 멤버들의 일상과 갈등을 드라마로 찾아가는 방식은 관객에 대한 배려들을 극명하게 투영되고 있다. 시원하게 뿜어져나오는 가창력과 시야를 압도하는 무대 스케일을 원한다면 기대해도 좋다. <공연문의 02.540.8879>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전문계간지 '쿨투라' 편집위원. www.writer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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