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 표절을 인정한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하 ‘스타킹’)이 잇단 표절과 조작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2일 '스타킹' 시청자게시판에는 18일 방송에 출연했던 ‘장구소녀시대’의 부모라는 사람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제작진이 방송의 재미를 위해 출연자들에게 의도된 바 대로 연기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5~6세의 어린이 3명의 구성된 장구소녀시대는 '스타킹' 출연 당시 뛰어난 장구솜씨를 뽐냈다. 그룹 소녀시대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깜찍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부모라고 밝힌 글쓴이의 주장에 따르면 이날 방송에서 아이들의 행동은 제작진에 의해 ‘조작’된 연출에 불과했다. “제작진들이 아이들의 공연이 방송용으로 적합치 않다고 곡을 바꾸고 부분적으로 안무를 수정하기를 요구했다”며 “장구소녀시대란 타이틀을 주며 소녀시대 신곡에 맞는 새로운 안무로 춤을 출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 출연을 소망하는 아이들을 위해 안무를 바꾸고 연습했지만 녹화가 끝난 후 남은 것은 황당함과 심한 분노, 실망감”이라며 “리허설 과정에서 ‘강호동씨의 얼굴이 커서 장구 같다’며 얼굴을 장구채로 세게 치라고 요구하고, 춤 동작과 몸매가 잘 보이지 않는다며 한복 대신 발레복을 입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자극적이고 우스운 아이템만을 추구하며 많은 순수한 출연진들에게 불쾌한 추억을 안겨주고 있다”고 제작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느 정도 설정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참 씁쓸하다”, “서민들의 끼를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방송이 아닌 서민들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방송이었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원본 영상(위)과 표절 의혹이 제기된 SBS'스타킹' 방송 화면 |
스타킹의 제작 비화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18일 방송된 ‘3분 출근’이 표절임이 밝혀졌지만 또 다른 표절 의혹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3분 출근’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네티즌들의 주장에 따르면 같은 날 방송된 '트랜스포머 댄스'는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유캔댄스3(So You Think You Can Dance Season 3)'에 출연한 로렌과 파샤의 춤을 모방한 것이다. 로봇같은 춤 동작은 물론 배경음까지 유사하다.
올해 2월 방송에서 소개 된 ‘어둠속의 탁구’는 일본 NTV의 유명 프로그램 ‘카슈 타이슈(Kasou Taishou)’의 소재를 그대로 따라 했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탁구대 뒷 편에 서서 탁구 선수들과 공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 속의 주인공처럼 선수가 허공으로 날아올라 공을 치는 연출도 동일하다.
지난해 11월 방송된 '박스걸스'도 표절 의혹 선상에 올랐다. ‘박스걸스’가 선보인 춤은 지난 2007년 10월 유튜브에 영상으로 올려 UCC 스타로 떠오른 미국의 '다프트 보디즈 칙스(Daft Bodies Chicks)'의 춤과 흡사하다. 몸 곳곳에 노래 가사를 적고 은색 박스를 머리에 쓴 모습이 비슷하다. 두 팀 모두 노래 가사에 맞춰 해당 가사를 적은 신체 부위를 보여준다.
이밖에도 새로운 표절 의혹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스타킹이 아니라 카피킹", "하나가 밝혀지니까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온다”, “표절도 문제지만 시청자들을 속이고 우롱했다”며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프로그램 폐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