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편의 한국영화가 늦여름 극장가를 이끌고 있다.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와 '국가대표'(감독 김용화)가 어느새 둘이 합쳐 1000만을 훌쩍 넘어 거센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해운대'는 14일 800만 관객을 훌쩍 넘어 827만의 '과속 스캔들'을 제치고 한국영화 역대 흥행 6위에 오를 전망이고, '국가대표'는 13일 300만 관객을 돌파해 올해 5번째 국산 300만 영화 대열에 진입했다. 842만 '디 워'와 730만 '화려한 휴가'가 동시에 흥행했던 2007년의 흥행 쌍끌이가 재현된 셈이다.
두 작품의 흥행을 가장 반기는 곳은 어딜까? 남몰래 웃고 있는 쪽은 바로 극장가다.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는 지난 6월과 7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극장요금을 인상했다. 덕분에 극장요금 9000원 시대가 도래했다. 요금 인상에는 반발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흥행작들이 연이어 터져 나온다면 값 오른 요금에 대한 저항감은 오히려 줄어든다.
당시 초여름 파죽지세를 자랑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2:패장의 역습' 이후 흥행작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극장들의 수익 개선에 큰 몫을 했다. 뒤이은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쌍끌이 흥행은 극장들이 '와우'에 이어 '올레'를 외치며 환영할 일이다.
극장들의 수입 증가는 통계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이달 초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09년 1∼7월 영화산업결산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의 총 관객은 1632만 명으로 집계됐다. 1282만 명에 머물렀던 6월 관객보다 27.3% 크게 상승했다. 7월 관객은 요금 인상의 효과 반영된 뒤 관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트랜스포머2'부터 '해운대'·'국가대표'까지, 연이은 히트작으로 오히려 관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크게 늘어난 극장의 수입 역시 확인된다.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한 1월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1월의 총 관객은 1639만 명. 올 7월의 경우 1월과 비교해 관객이 7만 명 가량 줄었지만, 월 매출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1월 1088억 원의 매출을 올린 극장가들은 관객 수가 줄어든 7월 114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오히려 56억 원의 달콤한 매출 증가를 맛볼 수 있었다.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뜨거운 흥행몰이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극장요금 9000원 시대에 안착한 극장들의 웃음도 그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