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챔피언십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온 양용은과 타이거우즈의 악수 장면. |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분위기에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동양인 최초 PGA메이저우승을 거머쥔 양용은(37)을 동료 프로골퍼와 지인들은 “정신력이 무서울 만큼 강하다”고 평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한 관계자는 “얼굴이 두껍다고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선수”라며 양용은을 “멘탈(Mental) 골프의 일인자”라고 말했다.
양용은의 후배 골퍼이자 KPGA 운영국장인 송병주(35)씨는 “특히 드라이브의 정확도가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진 게 우승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드라이브 정확도를 높이려면 비거리를 줄이는 게 보통인 데 양용은의 경우 올해 들어 비거리와 정확도가 동시에 늘어났다는 것. 그는 “(양용은이) 평소에도 연습벌레였지만 미국에서 과학적 훈련을 받은 게 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송씨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대회 때 양용은 선수와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당시 오후 12시 40분 티오프였는데 양용은이 오전 일찍 “스윙 연습 장비를 사서 훈련을 해야 겠다”고 송씨에게 말을 건넸다. 송씨는 몇 시간 뒤가 시합이라 농담이겠거니 웃어넘겼지만, 양용은은 결국 장비를 멀리서 사와서 연습에 임하고 티오프를 했다. 송씨는 “원래 골프 실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선배”라며 웃었다.
송씨는 제주도 바람에 맞서 골프 연습을 한 양용은의 이색 경력도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평상시는 잘 모르겠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양선배의 드라이브가 확연히 눈에 띈다”며 “같은 시속이어도 야구공의 무게가 다른 투수가 있듯이 양선배의 공엔 무게감이 있다”고 말했다. “숱하게 제주도 바람을 이기며 공을 쳐온 사람이라 공의 무게가 달라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결국 꾸준히 자기 관리를 하고 훈련을 열심히 한 게 PGA챔피언십 우승이라는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며 양용은의 끊임없는 노력을 칭찬했다. 단적인 예로 “2006년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HSBC챔피언십 우승 당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사진과 이번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든 사진을 비교해보라”며 “팔뚝이 눈으로 봐도 훨씬 굵어졌음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체력운동에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한편 KPGA는 양용은의 입국 일정에 맞춰 대대적인 환영회를 계획 중이다. KPGA의 한 관계자는 “오늘(17일) 오전에 양용은 우승에 관한 긴급 회의를 가졌다”며 “동양인 최초 메이저대회 우승인 만큼 전 골프인들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을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